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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회]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2020.06.26, 경제연구원 최문정 부연구위원)
(최문정 부연구위원)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최문정 부연구위원입니다. 오늘 이렇게 한은 금요강좌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 한은 금요강좌에서는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Contents]
오늘의 강의는 크게 세 세부주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개념과 관련된 주요 개념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글로벌 가치사슬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그 변화의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어떻게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는지 관련 연구들과 최근 2020년 BOK 경제연구 12호로 발간된 연구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결과를 소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글로벌 가치사슬(1)]
먼저 글로벌 가치사슬이 무엇인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언론이나 여러 곳에서 요즘 글로벌 가치사슬이라는 용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많이들 아시겠지만 글로벌 가치사슬이란 것은 기업이 생산활동을 할 때 원자재를 생산하고 부품과 중간재를 조달하여 최종재를 완성하기까지 일련의 생산단계별 과정의 모든 부가가치 창출이 한 국가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국가에 분산되어서 분업화되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수출입, 국가 간 교역이 대부분 최종재 수출입 위주, 즉 소비를 위한 수출입이었다면 계속해서 지금까지 중간재 수출입이 전 세계 교역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단순 소비를 위한 최종재 교역이 아니라 생산을 위한 중간재 교역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따라서 국가 간의 생산에 있어 상호의존도도 굉장히 높아지게 되었는데, '부가가치기준 글로벌 교역의 공급 거점과 네트워크'라는 그림을 여기 제시하였습니다. 보시면 중국, 미국, 독일 등 주요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미국같이 여러 국가 간에, 또 지역 내에서, 여러 지역 간에 공급과 생산을 위한 여러 생산단계가 서로 맞물려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1. 글로벌 가치사슬(2)]
글로벌 가치사슬의 몇 가지 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항공기 제조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 사진은 보잉사의 항공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각 부분품과 부품이 어느 나라와 어느 기업으로부터 오는지 나타나 있습니다. 각 색깔별로 다른 기업으로부터 조달된 부품과 부분품으로 이루어집니다. 보시면 미국의 기업들로부터 오는 부분들이 있고, 그 밖에도 호주, 캐나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 유럽 국가들까지도, 항공기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 전 세계의 많은 국가로부터, 다른 기업으로부터 각 부분품들이 조달되어 최종재인 비행기를 만들게 됩니다.
또 다른 예로는 반도체 생산을 들 수 있겠습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그 원자재가 되는 실리콘이라는 금속은 노르웨이, 브라질, 중국 등에서 생산이 되고, 이 국가들로부터 생산된 실리콘이 영국,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수출되어 웨이퍼라는 중간 단계의 제품으로 가공됩니다. 이 중간재가 결국 한국, 중국, 대만 등 반도체칩을 제조하는 국가로 가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생산의 흐름이 이어지는데, 이렇게 각 생산단계가 여러 나라로 분산되어서, 분업화되어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1. 글로벌 가치사슬(3)]
글로벌 가치사슬을 조금 더 세분화해서 나눠보면, 단순 글로벌 가치사슬, 즉 단순 GVC와 복합 GVC로도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이전의 전통적 교역이 대부분 최종재 소비를 위한 수출입이었다면, 예를 들어 그림에서 보시듯이 전통적 교역은 소비를 위한 국가 간 교역이었다면, 예를 들어 포르투갈의 와인과 영국의 의복이 서로 교역되는 소비를 위한 교역이었다면 GVC에서는 중간재 교역을 통한 생산을 위한 국가 간 교역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GVC는 다시 단순 GVC와 복합 GVC로 나누어 보겠는데, 국경을 한 번 통과하는 경우를 단순 GVC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중간재가 한 나라로부터 수출되고, 수입국에서 그 중간재를 사용한 최종재가 완성되어 그 국가 내에서 소비되는 경우입니다. 국경을 한 번 넘는 중간재 수출이 일어나는 경우를 단순 GVC라고 합니다.
그림에서 보는 예는 중국의 철강이 미국의 건설업에 수출되고 미국에서 빌딩 건설에 사용되어 최종 완성되는, 소비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복합 GVC 같은 경우는 국경을 두 번 이상 통과하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중간재가 수출되고 수입국에서 중간재가 최종재로 가공된 후에 최종소비지인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그래서 국경을 두 번 이상 통과하게 되는 경우를 복합 GVC라고 합니다.
그림에서는 자동차와 아이폰을 예로 들었는데, 미국이나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중국으로 가서 최종재로 가공된 뒤 세계 여러 나라에 소비재로 수출되는 형태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1. 글로벌 가치사슬(4)]
이렇게 GVC가 각 생산단계 흐름에 따라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각 생산단계가 분업화되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 가치사슬의 단계를 생각해보면 제조단계에서의 가치사슬, 즉 원자재나 부품 생산을 업스트림(upstream)이라고 할 수 있고 조립이나 가공 등을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생산흐름에 있어서 좀 더 상위에서,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원자재 생산, 부품 생산, 그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조립 가공 등, 이렇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제조단계에서는 이렇지만 이걸 서비스단계까지 넓혀보면 원자재, 부품조달 이전에 R&D, 디자인, 기획 등이 업스트림의 보다 위쪽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겠고, 또한 조립 가공을 거쳐 최종재가 완성된 이후에도 물류, 마케팅 등의 활동이 다운스트림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의 흐름을 보았을 때, 그림에서 보시면 업스트림으로 갈수록, 그리고 다운스트림으로 갈수록 단순 조립 가공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 조립 가공보다는 보다 업스트림으로 가거나 다운스트림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곡선은 '스마일 곡선'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한 가지 또 말씀드리고 싶은 개념은 '수직분업'입니다. 그래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누어질 때, 즉 업스트림을 일부 국가에서 행하고 다운스트림을 또 다른 국가에서 행하게 될 때 이처럼 수직적으로 분업이 되는 것을 수직분업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고부가가치, 주요 기술을 요하는 부품생산은 기술이 발달한, 또 지식집약적인 생산에 특화되어 있는 일부 선진국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다운스트림의 조립 가공은 보다 노동집약적인 생산활동이기 때문에 저임금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효율이 높으므로 이렇게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수직분업이 관찰되게 됩니다.
[1. 글로벌 가치사슬(5)]
방금 말씀드렸던 국가별로 GVC에 참여하는 형태가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GVC 참여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전방 참여와 후방 참여로 볼 수 있는데, 전방 참여는 원자재나 부품 생산 등과 같이 보다 업스트림 단계에서 참여하는 경우를 전방 참여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중간재를 생산해서 수출하는 경우, 우리나라에서 고부가가치 기술이 들어간 주요 부품을 생산해서 중간재로 수출하는 경우에 "전방 참여를 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후방 참여는 조립이나 가공같이 보다 다운스트림 생산단계에 참여하는 경우인데, 예를 들자면 중간재나 주요 부품을 수입하여 단순히 조립하고 가공하는 생산단계에 특화되어 있는 경우 "후방 참여를 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방 참여와 후방 참여를 어떻게 특정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하실 텐데, 많은 연구자와 기관들이 다양한 국제산업연관표를 가지고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또 새롭고 더 정교한 방법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연구와 기관, 또 데이터에 따라 정의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가장 대표적인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의 측정 방법은, 전방참여도는 총생산 중에 해외생산에 투입된 국내부가가치 비중으로 측정합니다. 후방참여도는 총생산중 국내생산에 중간투입된 해외부가가치 비중으로 측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전방참여도 같은 경우는, 우리 나라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우리나라에서 총생산된 것 중에 얼마만큼이 중간재로 해외에 수출되어 해외생산에 우리나라의 부가가치가 생산되었는지의 비중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후방참여도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 중에 얼마만큼이 해외로부터 중간재가 수입되어서 해외부가가치가 우리나라 총생산에 얼마나 내재되어 있는지, 중간투입으로 포함되어 있는지의 비중을 후방참여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 즉 GVC 참여도를 국가별로 측정하여 그래프로 나타내 보았습니다. 여기서 보이는 그래프는 2015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2018년 한국은행 자료에서 발췌한 자료인데, 보시면 싱가포르가 가장 높은 수준의 GVC 참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벨기에, 네덜란드, 한국 순으로 높은 GVC 참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GVC 참여도가 굉장히 높은 국가인데, 무역 통계를 보더라도 중간재 수출입이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고, 또 대외의존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GVC 참여도가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는 각국의 GVC 참여도가 전·후방으로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고 있는데, X축에는 후방참여도가, Y축에는 전방참여도가 나타나 있습니다. 45도 선을 기준으로 선상에 있을 경우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 정도가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위치한 지점을 보면 전방참여도가 후방참여도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네덜란드나 벨기에 같은 경우도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가 모두 높지만 후방참여도에 비해 전방참여도가 높은, 즉 중간재를 생산해서 수출하는 쪽에 보다 특화된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터키 같은 경우는 후방참여도와 전방참여도 모두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낮고 또한 전방참여도보다 후방참여도가 더 높은 경우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는 45도 선에 근접해 있지만 터키 같은 경우는 전방참여도는 매우 낮지만 후방참여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면서 단순 조립 가공 쪽에, 즉 다운스트림 생산단계에 보다 특화되어 GVC에 참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1)]
지금까지 글로벌 가치사슬의 개념과 관련된 주요 개념을 살펴봤는데, 지금부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글로벌 가치사슬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슬라이드의 그래프를 보시면 전 세계 GVC 참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상당히 둔화되고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1970년대부터 시작되는데, 1970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전까지는 쭉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상당히 떨어졌고, 그 이후에 회복이 되는 듯하다가 다시 둔화, 감소되는 추세를 볼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2)]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각 기관마다, 또 데이터마다, 연구자마다 약간씩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를 측정하는 방법에 차이가 조금씩 있고, 그래서 수치가 약간씩 상이할 수는 있지만 다양한 기관에서 나온 통계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GVC가 상당히 약화되고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여드리는 그래프는 UN 보고서에서 2018년에 발표된 것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GVC 참여도 감소가 선진국, 신흥국 모두에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시면 파란색 막대는 2000년부터 2010년의 10년간의 GVC 참여도 증가율을, 주황색은 이후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증가율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 파란색 막대를 보면 11%, 즉 선진국의 경우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약 11%, 그리고 두 번째 막대인 신흥국의 경우는 약 13%의 GVC 참여도 증가율을 보였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이 증가율이 굉장히 많이 하락하게 됩니다. 주황색 막대를 보시면 선진국의 경우는 약 1%, 신흥국의 경우는 약 3% 수준으로 2010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약간 연한 색으로 나타낸 그래프는 신흥국을 지역별로 나눈 것인데, 신흥국에서 GVC 참여도가 떨어진 것이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비슷한, 동일한 경향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시아의 경우는 하락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3)]
이번에는 OECD에서 발표하는 부가가치 기준 무역데이터(TiVA Data)를 기준으로 GVC 참여도를 살펴봤는데, OECD TiVA에서는 GVC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전방참여도는 외국의 총수출에서 자국의 부가가치의 비중, 그리고 후방참여도는 자국의 총수출에 내재된 해외부가가치 비중으로 앞서 말씀드린 바와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의 예를 생각해보면 GVC 전방참여도는 우리나라 이외의 다른 해외 나라들의 총수출에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GVC 후방참여도는 우리나라의 총수출 중에서 해외부가가치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정의에 따라 산출된 GVC 전후방 참여도를 지역별로 나눈 그래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보시면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 모두 약간씩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변화의 추세는 2008년 전까지는 전체적으로 증가하다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크게 감소한 뒤, 2009년 이후 2011년까지 회복되다가 2011년 이후에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 모두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이러한 추세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4)]
다음으로는 GVC를 조금 더 세분화해서 단순 GVC(Simple GVC)와 복합 GVC(Complex GVC)로 나눈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는 글로벌 GDP 대비 생산활동, 각 GVC 활동의 부가가치 비중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보시면 노란색 선과 빨간색 선이 각각 단순 GVC와 복합 GVC를 나타내는데, 여기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는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위기 시에 상당히 크게 감소하고, 이후 회복되는 듯하다가 2011년부터 둔화·감소하는 추세를 볼 수 있습니다. 복합 GVC 같은 경우는 2016~2017년 사이에 약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듯처럼 보이지만 이후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는 것을 보아야 그 추세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추가로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자면, 그래프에는 2017년까지만 나타나 있는데 글로벌 Vaclue Chain을 측정, 전방·후방참여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흔히 바로 업데이트되는 통관 기준의 수출입 데이터, 단순히 매달 혹은 매년 업데이트되는 통관 기준의 수출 데이터 등을 가지고 가공할 수는 없고 국가별로 산업연관표를 가지고 얼마만큼의 중간재가 투입되었고 얼마만큼의 중간재가 수출되었는지 그 관계를 세부적으로 보아야만 측정할 수 있으므로 산업연관표에 따라 GVC 참여도를 산출하는 것에 시차가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2020년이지만 2017년까지 나온 산업연관표로 GVC 참여도를 측정한 것이 가장 최근 데이터로 보입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5)]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이번에는 국가 소득수준별 GVC 참여도도 살펴보겠습니다. 국가 소득수준별로 보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GVC 참여도가 상당히 약화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로 나누어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서는 빨간색 선은 고소득 국가입니다. 고소득 국가 같은 경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쭉 증가하다가 금융위기 때 크게 하락하고, 이후에 둔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크게 감소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보시면 GVC 참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GVC 참여도 감소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노란색 선과 초록색 선을 보시면 위기 이전에는 굉장히 빠르게 GVC 참여가 증가하였지만 위기 시 크게 감소한 뒤 회복되는 듯하다가 다시 크게 감소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중간소득 국가의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후방 참여도가 크게 감소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6)]
지금까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어떻게 글로벌 가치사슬이 변화하였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GVC 참여도가 상당히 많이 둔화되고 약화된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보셨는데, 그렇다면 왜 GVC 참여가 약화되고 감소했는지, 그 배경과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원인과 배경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보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 약화의 원인 첫 번째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소득과 소비가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GVC 생산 거점인 중국 등의 주요 신흥국에서 소득과 소비가 상당히 많이 증가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제는 수출보다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소비, 즉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게 됩니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인건비도 상당히 상승하게 되고, 그래서 중국 같은 경우 다국적기업의 생산기지로서 오랫동안 저임금을 통한 인건비 절감 등 생산효율성이 높았지만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그런 유인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 혹은 주요 소비지 인접 국가로 생산기지가 이전하는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또한, 각 신흥국 내부를 들여다보면, 중국 내에서 중산층이 크게 부상하면서 소비가 크게 증가합니다. 이처럼 신흥국의 소비가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그래프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세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4% 정도였는데, 2017년에는 약 10%까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비중은 2007년의 경우 26% 정도였는데, 2017년에는 40%에 가까운 약 38%를 차지하였고, McKinsey의 전망에 따르면 2030년에는 약 50% 가까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신흥국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신흥국이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됨에 따라 수출 비중이 크게 감소하게 되었는데, 중국의 경우 총생산 대비 수출 비중이 2007년에는 17%였던 것이 2017년에는 9%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렇게 신흥국 안에서 소득과 소비가 증가하면서 수출 비중보다는 내수 중심으로 경제가 전환되는 것이 GVC 참여를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7)]
그리고 두 번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가 약화된 원인 두 번째는 중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국이 자국내 공급망을 확대하게 된 것입니다. 중국 등 신흥국이 기술발전을 이루게 되면서 예전에는 중간재를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조달하여 단순 조립 가공 위주의 생산을 했던 것에 비해 이제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주요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짐에 따라 중간재도 국산화하고, 그래서 국내생산을 위한 부품도 국내에서 조달하는 식으로 자국내 공급망이 확대되게 됩니다.
오른쪽 그래프를 보시면 중국 및 신흥국의 중간재 수입집약도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보시면 빨간색 그래프가 중국의 경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하는 수입집약도가 2007년 이후에 약 4%p 감소하면서 쭉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여타 신흥국에서도, 노란색 그래프를 보시면 위기 이전에 비해 중간재 수입집약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간재 교역이 감소하면서, 신흥국의 조립 가공 역할이 축소되면서 전 세계 GVC 참여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두 번째 원인입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8)]
그리고 세 번째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GVC가 약화된 것이 신기술이 개발되고 도입됨으로써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이 개발되고 이에 따라 생산비용이 크게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자동화나 AI 등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품질이나 효율성은 크게 향상되었고, 한편으로는 인건비가 상당히 많이 절감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노동집약적인 생산단계를 해외 저임금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여 생산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것에 비해, 이러한 자동화나 AI 등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인건비 절감 유인이 많이 줄어듦과 함께 오프쇼어링의 유인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오프쇼어링이란 것은 요즘 언론에서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오프쇼어링이라는 용어가 리쇼어링(re-shoring)이라는 단어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이나 최근 코로나19 이후에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오프쇼어링이란 것은 자국 내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단계만 남기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생산부분을 해외로 이전하여 생산하는, 그래서 국내로부터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을 오프쇼어링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신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스마트팩토리를 국내에 설립하는 식으로, 굳이 저임금 국가로 생산기지를 보내는 것보다는 이제는 신기술을 도입하여 국내에서도 인건비를 절감하며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오프쇼어링도 줄어들며 GVC 참여가 약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임금 대비 자본 비용이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따라서 로봇 도입이 유리해지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GVC의 저임금 노동력 의존도가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즉, 신기술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뿐만 아니라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로봇과 같은 자본들을 도입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오프쇼어링이나 GVC 참여의 유인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리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 등 최종 소비시장 중심으로 GVC가 약화 또는 지역화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이라는 단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리쇼어링은 앞서 말씀드린 오프쇼어링의 반대 개념입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던 부분을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해외로 보냈던 것이 오프쇼어링이라면, 이번에는 반대로 해외로 내보냈던 생산기지를 국내로 다시 가져오는 것을 리쇼어링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미-중 무역갈등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이러한 리쇼어링의 필요성에 대해 많이들 언급하고 있는데, 생산기지가 국내로 이전하는 것을 리쇼어링이라고 합니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니어쇼어링이라는 용어가 요즘에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니어쇼어링이란 주요 소비시장 근처, 인접한 곳으로 생산기지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이 주요 소비시장이라면 미국 소비시장을 위한 생산기지를 멕시코와 같이 미국에 인접한 곳, 그렇지만 임금에 대해서는 저임금 국가인 멕시코에 배치한다거나, 혹은 유럽시장에 대한 니어쇼어링에 대해 주로 터키를 많이 언급합니다. 유럽에서 가까운 터키에 생산거점을 두는 식으로 니어쇼어링 역시 일어나면서 GVC가 약화되거나 지역화되는, 생산기지를 먼 곳에 있는 저임금 국가로 보내기보다는 시장 근처에 두면서 Globally Value Chain이 아닌 Region, 즉 지역화되는 변화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원인이 신기술 도입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의 변화(9)]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VC 약화의 네 번째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보호무역주의 심화입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미-중 무역갈등이나 영국의 브렉시트와 같은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자국우선주의, 그리고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정책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아지면서 리스크 축소를 위해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다변화하거나 리쇼어링, 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리스크 노출 축소를 위해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공장을 아세안 국가로 이전하거나 중국 외의 국가로 탈중국화 하거나 본국 혹은 소비지 인접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움직임이 계속 일어나면서 이런 Global Value Chain 참여가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글로벌 가치사슬이 많이 약화되고 있는데, 그 약화되는 원인으로 네 가지 정도를 살펴봤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1)]
다음으로는 글로벌 가치사슬이 경제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글로벌 가치사슬과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교역과 경제성장의 관계도 약화되었다는 연구보고가 많이 있습니다. 여기 보시면 1990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까지의 기간에는 세계교역이 세계 GDP보다 훨씬 빠르게, 약 2배가량 빠르게 증가해왔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기간을 보면 세계교역과 GDP성장률이 거의 비슷하게 갑니다. 그만큼 예전과는 다르게 교역과 경제성장 간의 관계가 약화되었다는 지적인데, 그렇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GVC가 약화된 것을 생각할 때 이러한 GVC 약화가 경제성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하고 또 관심을 가지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2)]
먼저 조금 이론적인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벌 가치사슬과 경제성장이 어떻게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론적인 설명을 간략하게 드리겠습니다. 먼저 단순하게 생산함수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이 생산을 한다고 할 때, 또 국가 내에서 생산이 이루어진다고 할 때 Y라는 생산량은 노동이나 자본 같은 생산요소들이 필요하겠고, 그래서 자본이나 노동이 더 많을수록 생산량이 더 많아지는, 자본과 노동이 더 투입될수록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는 관계를 생산함수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생산요소 외에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생산이 증가할 것입니다. 여기서 A라는 것을 생산성으로 표시하였는데, 그래서 생산을 위해서는 자본과 노동 같은 생산요소가 필요하고 그 외에도 생산성이 높을수록 생산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산함수를 가정했을 때 그 안에서 A라는 생산성만 따로 꺼내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생산성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봤을 때 GVC에 참여함으로써 생산단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R&D,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이 향상되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생산성에 GVC가 영향을 준다는 가정으로 함수를 생각해볼 때 GVC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그래서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로로 GVC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3)]
그렇다면 GVC가 생산성을 향산시킨다고 했는데 그것이 단순 가정이 아니라 많은 선행연구에서 구체적인 경로를 가지고 많은 이론분석과 실증결과들이 제시가 되어 왔습니다. 첫 번째로 GVC는 생산 수직분업과 오프쇼어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인데, 앞서 수직분업과 오프쇼어링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즉, 자국 내에서 효율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일부 생산공정에만 특화하고 국내생산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단계, 예를 들어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보다 자본집약적인 생산단계, 주요 부품 생산, 디자인, 기획 같은 것들만 남겨두고 단순 노동집약적인 생산단계는 저임금 국가로 오프쇼어링하면서 이러한 국가 간의 수직분업을 통해 전체 생산단계의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GVC를 통해서 전체적인 산업생산성이 높아지고, 기업은 전체 생산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이런 설명은 대표적으로 'Grossman and Rossi-Hansberg, 2008'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으로부터 저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그렇다면 GVC 전방참여와 후방참여 모두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는 것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수직분업과 오프쇼어링을 통해 생산성을 전체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GVC가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4)]
또 다른 생산성 향상 경로를 살펴보면, 두 번째로는 GVC를 통해 수입 중간재를 생산에 투입함으로써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즉, 국산 중간재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비용이 낮은 수입 중간재를 생산에 투입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또한 중간재를 수입함으로써 국산 중간재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고 다양한 중간재가 선택 가능해지면서 여기서도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제시한 'Amiti and Konings, 2007'연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구에서 이처럼 중간재를 수입해서 생산에 투입함으로써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다양한 이론과 실증연구들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결국 GVC 전방참여에 대한 참여보다는 후방참여를 통해 생산성이 증가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지식전파라는 경로로 GVC를 통해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GVC를 구축하면서 신흥국, 개발도상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그 지역 안에, 신흥국 내의, 같은 산업 내의 많은 기업들이 지식전파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등 이러한 지식전파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5)]
지금까지는 GVC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어떻게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관련 연구들과 설명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GVC에 대한 관련 선행연구들을 소개 드리겠습니다. 2000년대 초에 다단계 생산(multistage production)과 수직분업(vertical specialization) 개념이 국제무역 연구에 도입되면서 Global Value Chain인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Humels et al.(2001)'연구에서는 중간재를 수입해서 한 국가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을 수직분업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어떻게 보면 복합 GVC에 딱 맞는 형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1년 Humels et al. 연구에서는 14개 국가의 투입산출표를 활용하여 수직분업의 지표를 산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Global Value Chain 참여도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초기 연구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각국의 이러한 수직분업지표는 여기에서는 산업별 총산출에서 중간재 수입 비중을 구한 뒤에 각국의 수출량을 곱해서 각 산업에서의 지표를 합산하는 식으로 각국의 수직분업 지표를 산출하였습니다. 그래서 14개 국가의 총수출 중 약 21%가 수직분업에 의해 설명된다는 것을 밝혔고, 70년부터 90년 중에 수직분업이 약 30% 증가하였다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초기 연구를 바탕으로 그 이후에 다양한 방식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측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글로벌 가치사슬의 참여도와 국가별/산업별 참여도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이후에 다양하게 제시되어 오고 있습니다. 'Koopman et al., 2014' 'Wang et al.,2017' 연구 등에서는 굉장히 광범위한 국제 산업연관표를 가지고 총생산, 그리고 부가가치 기준으로 전방 참여도, 후방 참여도를 어떻게 분해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또 그 외에도 글로벌 가치사슬 이론적 모형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초기 연구인 'Baldwin&Venables, 2013'연구를 시작으로 Antras 교수의 다양한, 또 최근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이 여러 국가의 생산을 분산시킬 때 어떻게 선택하는지에 대한 모형, 이러한 모형 연구들이 상당히 복잡하지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와는 또 다르지만 글로벌 가치사슬의 특징과 그 영향을 연구하는 실증분석들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중에 몇 가지, 또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연구된 연구를 소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6)]
김종석 교수님과 공저자들이 2019년에 BOK 경제연구로 발간한 연구에서는 GVC 참여도, 또 참여위치, 여기서 참여위치라는 것은 "얼마나 업/다운스트림에서 참여하는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GVC 참여도와 참여위치가 부가가치 기준 수출비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였습니다. 2000년부터 2011년 61개국에 대한 OECD TiVA 데이터를 활용해서 분석하셨는데, 분석한 결과 GVC 전방참여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GVC 참여위치가 높을수록, 즉 업스트림에서 참여할수록 수출비중, 단순 총수출액 기준이 아닌 부가가치 기준 수출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더 세부적으로는 산업별로 전후방참여도의 영향이 상이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자세한 내용은 BOK 경제연구 2019년 자료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그보다 앞서 2016년에 KDI 정성훈 박사님께서 수행하신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GVC 참여도가 제조업 부가가치와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 2011년 기간 동안에 WIOD(World Input-Output Dat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총수출 대비 부가가치 수출 비중은 낮아졌지만, 외국으로의 중간재 공급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GVC 참여도는 높아졌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GVC 참여가 높아지면서 제조업 고용이 어떻게, 또 임금격차가 어떻게 되어왔는지에 대한 결과도 도출하였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7)]
저희가 최근에 수행한 2020년 BOK 경제연구 12호에서 가장 주요한 Key Paper로 삼았던 'Wang et al.(2017)'연구도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여기서는 WIOD를 활용해서 2000년부터 2014년 기간 동안의 단순 GVC와 복합 GVC를 총생산 및 부가가치 기준으로 분해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굉장히 정교한 방법으로 국가, 산업별로 분해한 뒤 국가별 GVC 전후방참여도가 국가별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 추정하였습니다. 그것을 기간별로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2000년부터 2008년, 그리고 위기 직후인 2010년~2011년 기간에는 GVC 참여도가 높을수록 경제성장이 높아지는 효과를 유의하게 발견하였습니다. 반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는 오히려 GVC 참여도가 높을수록 국가별 부가가치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이후에는 GVC 참여도가 국가별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영향이 조금 더 유의하게 나타난 결과를 제시하였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8)]
이러한 선행연구들을 다양하게 참고하여 2020년 BOK 경제연구 12호에서는 글로벌 가치사슬이 경제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43개국을 대상으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4년 간의 데이터를 가지고 패널모형 분석을 해봤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전후방참여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 초점을 맞췄는데, 좀 더 세부적으로는 각국이 GVC 전후방참여를 할 때 선진국에 대해서 GVC 참여를 할 때와 개도국에 대해서 GVC 전후방참여를 할 때의 영향이 어떤지 보았습니다.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GVC 참여도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나누어 살펴보았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9)]
분석 자료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GVC 참여도를 측정할 때 국제산업연관표를 사용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국제산업연관표, 투입산출표의 구조가 어떤지 간략하게 도식화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보시면 여기에서는 국가가 세 개 있고 산업이 세 개 있는 아주 심플한 경우를 대상으로 산업연관표의 구조를 그려보았습니다. 보시면 왼쪽 Matrix는 중간수요를 중심으로 국가 간, 또 산업 간 투입·산출의 흐름이 나와있습니다. 각 행에서는 한 국가의 각 산업의 산출이 자국 및 상대국의 중간투입과 최종수요로 배분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시면 한 국가의 각 산업에서의 생산이 어느 국가의 어느 산업으로 중간 투입이 되는지와 어느 국가의 최종수요로 귀착되는지 각 행에 나타납니다. 맨 오른쪽에는 총산출이 나타나게 되고, 각 열을 보시면 한 국가의 각 산업이 생산을 위해서 자국 혹은 상대국, 여러 다른 나라로부터 얼마만큼이 중간재를 수입하고 투입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행과 열을 보시면, 각 행에서는 한 국가의 산업별 생산 중 중간재로 얼마만큼이 어느 나라로, 어느 산업으로 수출되었는지 볼 수 있습니다. 각 열을 보면 한 국가의 산업별 생산을 위해서 해외로부터, 어느 국가와 어느 산업으로부터 어느 만큼의 중간재를 수입해오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국제투입산출표는 여러 나라의 여러 산업별로 투입과 산출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10)]
그리고 저희가 사용한 WIOD는 43개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서 각국을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나누어보았습니다. 그 결과 31개의 선진국과 12개의 신흥국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11)]
분석 방법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WIOD로부터 각국의 GVC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를 간단하게 산출해보았는데, 각국의 산업별 총산출 대비 중간재 수출 비중의 가중평균을 전방참여도로 정의하였고, 후방참여도는 각국의 산업별 총산출 대비 중간재 수입비중의 가중평균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가 각국의 실질 GDP 증가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아래와 같은 실증분석 모형을 세워 분석하였습니다. 여기서 종속변수, 즉 Y, 설명변수는 각국의 실질 GDP 증가율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FP로 나와있는 각국의 GVC 전방참여도, 그리고 후방참여도(BP)를 주요 설명변수로 포함시키고, 그 외에 각국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로 자본증가율, 인구증가율, R&D 지출, 실질이자율, 실질실효환율 등의 변수를 함께 포함시켜 그 영향을 통제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시간에 따른 변화를 통제하기 위해 시계열 추세선과 각국의 시간불변으로 영향을 미치는 국가별 요인을 고정효과 더미로 통제하였습니다. 또 맨 오른쪽에 나와있는 오차항(ε)은 국가 내 시계열, 즉 시간에 따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보정하여 추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실증분석 모형을 가지고 저희가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기간 동안 43개국을 대상으로 패널분석 하였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전과 후의 영향을 차별화하여 보기 위해 그 기간을 2000년부터 2009년, 그리고 2010년부터 2014년으로 나누어 전체 기간과 함께 세부적으로, 둘로 나눈 기간을 분석하여 비교하였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12)]
주요 결과를 요약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체 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나누지 않고 전체 국가에 대해서 한 분석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에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즉, 구체적으로는 GVC 전방참여도가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영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고, 후방참여도의 영향은 전후 모두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건 전체 산업에 대한 분석 결과입니다만, 저희가 여기서 특히 두드러지게 발견한 결과는 제조업의 GVC 전방참여가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위기 이후에 더 유의하게 나타났고, 또 각국이 개발도상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함으로써 GVC 전방참여를 하는 것이 각국의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위기 이후에 더 크고 유의하고 크게 나타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서비스업이나 선진국에 대한 GVC 참여도 효과는 위기 이후에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습니다.
[3. GVC와 경제성장의 관계(13)]
저희가 이렇게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시사점을 도출해보자면, 첫 번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방참여의 경제성장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난 결과는, 즉 GVC에서 소재, 부품 등 고부가가치 업스트림 생산단계를 선점함으로써 경제성장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GVC 전방참여의 경제성장 효과가 위기 이후에 더욱 크게 나타나는데, 이것으로부터 소재 및 부품 등 중간재 생산을 해서 개발도상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형태로 GVC 전방참여를 할 때 그것이 경제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으로써 오늘 준비한 한은 금요강좌는 모두 마치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씀드렸던 선행연구나 자세한 내용들이 궁금하시다면 BOK 경제연구 12호를 보시고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렸던 선행연구 모두 거기 참고문헌에 제시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저자 이름이나 연도를 보시고 어떤 연구인지 잘 모르겠는 경우 BOK 경제연구 12호를 보시고 참고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외에 질문사항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전화 혹은 이메일로 질문 주시면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