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한국과 미국의 근원인플레이션이 sticky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tight한 노동시장 상황과 이차 파급영향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동시장과의 연관성이 큰 근원서비스물가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차 파급영향 등으로 근원물가 오름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한동안 sticky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 노동시장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은 미국이 한국의 두 배를 다소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근원인플레이션(근원서비스물가) 변동에 대한 노동시장 tightness(v/u갭, 실업자 대비 빈일자리 비율의 갭)의 설명력이 미국은 36.6%에 달하였으나, 한국은 그 절반에 못미치는 16.7%에 그쳤다. 한국의 노동시장도 팬데믹 직전에 비해 tight한 모습이나, 노동공급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데다 v/u갭의 플러스 폭도 낮아 미국에 비해서는 덜 tight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필립스곡선의 기울기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낮게 추정되어 한국의 근원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 tightness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한국의 sticky한 근원인플레이션이 이차 파급영향 등 노동시장 이외의 요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3. 한국의 경우 수입물가 상승으로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이 큰 가운데 국제유가의 근원인플레이션 파급영향도 미국에 비해 지속성이 높게 나타났다. 근원물가에 대한 유가충격의 영향이 미국의 경우 1년 정도 지속되는 데 그쳤으나, 한국에서는 2년 가까이 지속되었다. 이처럼 한국에서 유가충격의 근원인플레이션 파급영향이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제유가의 큰 폭 상승 등으로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최근까지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4. 최근 미국의 tight한 노동시장은 노동공급 부족 등 구조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에너지원자재가격이 둔화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차 파급영향에 따른 근원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가 등 비용상승압력이 다시 커질 경우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차 파급영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