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고령화가 노동생산성 저하, 노령인구 부양 부담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가 우리 가계의 소득불평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미시데이터를 이용하여 연령별 소득불평등 현황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고령화가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분석하였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로 들어선 후 저출산, 기대수명 증가의 영향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어 2025년경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우리 가계의 소득불평등도는 1990년 이후 점차 높아졌는데,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 내 가구 간 소득양극화가 여타 연령층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령층의 경우 법정 은퇴시점의 도래로 근로 및 사업소득의 가구 간 격차가 대폭 확대되는 데다 축적된 보유자산의 격차로 임대소득의 불평등도 상승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인구 고령화가 가계의 소득불평등에 미친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자 출생연도집단별 소득불평등도에 대한 패널분석을 실시한 결과, 집단 내 양극화가 큰 고령층 인구 비중의 확대가 1995~2021년 중 가계 전체 소득불평등도 상승에 30% 가량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향후 이러한 연령효과(age effect)의 소득불평등 기여도는 고령화가 빨라짐에 따라 더욱 확대될 전망인데, 장래인구 추계에 근거할 때 향후 10년간의 연령효과가 과거 20년간 누적된 연령효과의 2/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층 내 소득불평등이 상당부분 은퇴에 따른 근로·사업소득 격차 확대에 기인하므로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활성화 차원에서 신기술 습득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및 일자리 연계 인프라 확충 등의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특히 향후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빠르게 감소할 경우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가 불가피하므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임금 및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 개편도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