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4-28호]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경제 구조변화와 정책대응

구분
경제일반 세계경제
등록일
2024.09.27
조회수
4803
키워드
글로벌 공급망 경제성장 수출
등록자
정선영, 이아랑, 정동재, 최준, 안병탁
담당부서
거시분석팀(02-759-5263, 5261, 5223, 4211)

1.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인식이 과거 경제성장의 원력에서 최근에는 리스크의 원천으로 바뀌면서, 지정학적 블록화·지역화가 나타나

고 있다. 또한 2010년대 들어 시작된 상품교역 증가세 둔화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데 반해 서비스 교역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교역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① 지정학적 긴장 ② AI 주도 디지털 혁신, ③ 서비스 교역 확대, ④ 기후변화 대응 등이 미래 공급망의 모습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참여한 우리나라는 이러한 공급망 변화에 크게 노출되어 다. 공급망 관점에서 우리 경제구조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리 경제는 ① 생산구조

가 제조업에 치중되어 있고, ② 수출의존도가 높으며, ③ 서비스 수출은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더딘 모습이며, ④ 일부 신산업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 안정

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3. 글로벌 공급망 수출과 연계된 국내 생산활동(수출연계생산)의 변화를 살펴보면, 2000년대 큰 폭 성장하였던 수출연계생산은 2010년대 들어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성장세 감소와 구조적 둔화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특히 구조적 둔화세의 상당 부분은 중국과의 수출연계성 위축에서 비롯하였다.


4. 주요 수출산업별로 보면, IT제조업(반도체 등) 공급망에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전방(upstream)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0년대 이후 부

가가치율이 큰 폭 상승하면서 공급망 내 중요성이 더욱 높아져 현재 중국, 미국 다음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다만, 2018년경부터는 IT제조업 공급망에서

한·중 생산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는 하방요인으로, 중국의 대한국 수출에는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5. 자동차 산업은 지난 10여 년간 수출연계생산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여타 주요국 함께 글로벌 공급망 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생산이 대부분 내수에 치중됨에 따라 수출시장에서의 지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과 함께 향후 자동차 산업의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6. 미래의 공급망은 중간재 상품에 비해 중간재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제조업의 비스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으로 중간재 서비스 교역 비중

이 증가하고, 기술혁신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7. 공급망 변화의 속도는 지정학적 갈등의 전개양상과 기후변화 대응에 크게 좌우될 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은 단기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나, 양국 간 높은 경제 상호

의존성에 의해 장기적으로는 경쟁적 협력관계로 나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후변화 대응은 디지털 혁신과 결합해 친환경 생산공정을 촉진하겠으나, 국제규범

이 정립되기까지 무역갈등의 요인이 될 우려도 있다. 


8. 미래의 공급망 변화와 우리 경제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산업 전략은  첨단제조업에서 기술 우위 유지, ② 국제적인 전략적 협력(strategic alliance)을 통한

수입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③ 서비스 수출 확대 전략은 제조업 내재 서비스와 디지털 서비스라는 투트랙(two-track)으로 전개되어야 하겠다. 아울

러 ④ ESG 공급망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해야 한다.


첫째, 중국 기술력 제고로 도전받고 있는 IT제조업은 AI칩 등 첨단 기술분야에서 지금의 선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

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맞춤형 생산 및 정밀 제조기술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

둘째, 첨단기술 확보와 수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국제 협력체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셋째, 서비스 수출은 제조공정 고도화를 통해 수출품에 투입되는 서비스를 늘리고, 의료, 교육 등 내수 중심 서비스를 디지털화를 통해 교역재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기후변화 대응과 ESG 경영 강화에 따른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비해 저탄소 기술 도입과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


9.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시급히 추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

기 위해 국제 R&D협력체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② 배터리·전기차 산업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 핵심광물 비축을 다방면으로 강화하는 한편, ESG 기준에 맞춰

수입국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③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와 수출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기술 간 융합을 저해하는 업종별 구분에 근거한

규제를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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