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서듣는경제강의 2편] 코로나19 이후의 통화정책

등록일
2021.09.10
조회수
6683
키워드
통화정책
담당부서
경제교육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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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연: 안녕하세요 변정연입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번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각국은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부단한 정책적 노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처해 나가고 있는데요. 앞 시간에도 짚어봤듯이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중요하겠죠. 코로나19 이후에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어떻게 대응해 오고 있는지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안병권 교수, 조홍균 부실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병권 교수, 조홍균 부실장: 안녕하세요.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변정연: 2020년 우리나라가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각국의 금융과 경제에 영향이 컸던 만큼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도 다르지 않았죠?

안병권 교수: 그렇습니다. 세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의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서 경제상장률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인해서 금융시장은 크게 불안했죠. 우리나라의 경우도 사정은 좀 낫기는 했으나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변정연: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지난 시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등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수행해왔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이 분야에서는 어떤 정책적인 노력이 있었을까요?

안병권 교수: 코로나19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경기 침체가 빠지는 것을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을 시급히 회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여러 차례에 걸쳐서 민생과 금융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주된 통화정책 수단인 공개시장 운영을 대폭 완화했습니다. 정책금리를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 0.5%까지 내렸고요. 공개 시장에 참여하는 금융기관과 대상 증권도 크게 확대를 했습니다. 두 번째로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조건과 한도를 크게 완화했습니다. 특히 금융기관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게 되면 한국은행은 낮은 금리로 은행에 지원을 하는데 이러한 정책을 ‘금융중개지원대출’이라고 합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시급했던 만큼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의 25조 원에서 43조 원으로 18조 원이나 크게 상향 조정했습니다. 아울러 금리도 0.25%로 낮췄습니다.

변정연: 코로나19 이후에 또, 한국은행이 펼친 정책이 있다면 설명해 주실까요?

안병권 교수: 한국은행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시중에서 수요하는 유동성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전액 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했었습니다. 그리고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서 미 연준과 육백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을 체결했습니다.

조홍균 부실장: 네, 지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도 한국은행은 과감한 금리 인하, 신축적인 공개시장 운영, 그리고 최종 대부자로서의 중앙은행 역할에 최선을 다한 바 있습니다. 금번 코로나 위기에 대응해서도 지난 글로벌 위기 시의 정책을 상회하는 수준의 통화정책을 적절하게 펼쳤습니다.

변정연: 기준금리 조정과 공개시장 운영, 통화 스왑과 유동성 지원까지 다양한 코로나19 정책들을 설명해 주셨는데요. 우리경제가 회복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정말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할 수가 있었습니다. 말씀해 주신 기준금리 조정이 또 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적인 통화정책의 방식이잖아요. 2020년 코로나 위기 이후에 주요 국가들에서는 전통적인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또 수행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어떤 건가요?

안병권 교수: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과 같이 경제 충격이 매우 큰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릴 대로 내려도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중앙은행은 예외적인 통화정책을 동원해서 금융시장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게 하고 통화정책 기조를 추가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럴 때 동원하는 예외적 통화정책을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라고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조홍균 부실장: 흔히 중앙은행을 진화하는 생물체, evolving creature라고도 표현합니다. 마치 진화하는 생물체와도 같이 중앙은행은 변화와 발전과 혁신을 거듭해 왔습니다. 특히 위기 시에 그 진화의 정도가 두드러집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바로 위기를 거치며 진화하는 중앙은행의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라고도 하겠습니다.

변정연: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국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해 왔을까요?

안병권 교수: 코로나19에 대응해서 선진국 주요 중앙은행들이 사용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양적 완화와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 즉, Forward Guidance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양적 완화란 정책 금리가 제로 하한에 도달해서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경우에 중앙은행이 채권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민간으로부터 채권을 구입해서 장기 시장 금리를 인하시키려는 정책을 말합니다. 미 연준은 지금도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매달 매입하고 있습니다.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란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밝히는 정책을 말합니다. 예컨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상당기간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힘으로써 사람들이 금리 기대를 낮추게 되고 결과적으로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변정연: 미 연준은 양적 완화를 통해서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앞 시간에 배운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 측면에서 볼 때 양적 완화 정책이 기존 정책과는 어떻게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안병권 교수: 통화정책의 전통적 금리 경로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로 단기 시장 금리와 장기 시장 금리에 영향을 미쳐서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단기 금리 하락이 장기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직접 장기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장기 시장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것이죠. 이러한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변정연: 말씀하신 대로 중앙은행이 직접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경제가 또 빠르게 안정을 찾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렇지만 또 동전의 양면처럼 이런 조치가 금융시장에 불러올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안병권 교수: 좋은 지적이십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말씀드린 대로 불가피하게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정책입니다. 반면에 잠재적 위험과 부작용이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첫째는 양적 완화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기 쉬운데 적기에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게 마련이죠. 또한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정책인 만큼 금융시장 기능을 약화시켜 효율적 자원 배분이나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조홍균 부실장: 그래서 양적 완화는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위기 대응 정책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변졍연: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 중앙은행이 명시적으로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보니까 어찌 보면 기존 정책과 크게 차별점이 없다 이런 지적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통화정책에서도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앞 시간에 저희가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가 기존 정책과 다른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조홍균 부실장: Forward Guidance,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는 중앙은행이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과 확신을 바탕으로 해서 정책 방향을 아주 투명하게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정연: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 좀 더 구체적으로 봤을 때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는지 궁금하네요.

안병권 교수: 사전적 정책 방향 제시는 정책 기조 변경 방식에 따라서 대체를 두 가지 정도로 분류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중앙은행이 언제 언제까지 이러저러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정책 기조 변경 시한을 정하는 경우가 있고요. 또 다른 경우는 인플레이션이나 실업률이 어느 수준에 달할 때까지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처럼 상황적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연준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이 두 가지 방식을 다 활용하고 있습니다.

변정연: 지금까지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자세하게 짚어봤습니다.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안병권 교수, 조홍균 부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안병권 교수, 조홍균 부실장: 감사합니다.

내용

[풀어서 듣는 경제강의: 제2편] 코로나19 이후의 통화정책

  o 강의자: 실 안병권 교수, 조홍균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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