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 고용상황은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구인증가율이 구직증가율을 적지 않게 상회하고 있는 현상을 볼 때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본고는 노동시장 tightness(구직 대비 구인배율)와 미스매치 지수를 이용하여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을 살펴본 후, 팬데믹 이후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이 달라진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다.
2. 분석 결과, 실제로 2019.3/4분기 대비 2023.3/4분기 중 대부분 지역에서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tightness는 16개 지역(세종 제외) 중 15개 지역에서 상승하였으며, 미스매치는 12개 지역에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3.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는 팬데믹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제조 현장직 기피, 고령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수요 확대 등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구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하였다. 먼저 제조 현장직을 보면,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뿐 아니라 40대에서도 구직자가 감소해 수급 상황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세부 직종별로는 화학(플라스틱 제조 등), 금속(용접, 주조 등) 등 고위험·고강도 육체노동이 요구되는 직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tightness가 크게 상승해 수급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돌봄서비스의 경우 구인과 구직이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구인이 더 크게 증가해 구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4. 이러한 구조적 요인의 영향 정도는 지역에 따라 차별화되어 나타났다. 제조 현장직과 돌봄서비스의 영향은 지역 내 제조업 비중이 높을수록,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일수록 대체로 크게 나타났다. 특히, 지역 간 노동시장 tightness 차이의 상당 부분이 지역 내 화학, 금속, 단순제조 직종 비중(구인 기준) 차이에 의해 설명 가능해 제조 현장직에서의 인력수급 불균형이 지역 노동시장 tightness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5.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었다는 결과는 한국은행 지역본부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상당수 업체들이 2019년 대비 2023년에 채용 정원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업체 비중이 2019년 12.0%에서 2023년 15.3%로 증가해 구인 증가가 인력수급 불균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 생산·현장·특수기능직의 경우 상당수 업체에서 채용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제조 현장직 기피 현상이 인력수급 불균형 심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앞의 분석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6.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반에서 나타나는 직종 측면의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과 개별지역 고유의 인력수급 상황을 함께 고려한 하이브리드 정책, 제조 현장직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 · 자구적 노력, 돌봄서비스 인력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외국 인력의 적극 활용 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