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와, 월드 스타클래스는 남다르죠! 안녕하세요, 서경석입니다. 갑자기 웬 아저씨가 나오시지? 하는 친구들, 제가 여기저기 다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시간 쭉 케이팝스타, 그중에서도 BTS와 함께할 거니까요.
전 세계에 코리아를 제대로 알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아이돌, 방탄소년단! 역동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그들의 길을 따라 우리 경제도 보다 쉽게 배워봅시다.
한글로 된 노랫말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년 내 세 개 앨범이 1위를 달성, 글로벌 무대에서 신(新) 한류의 선봉에 선 방탄소년단. 문화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경제 분야입니다.
공연만으로도 1년에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는 걸어다니는 기업 BTS는 2019년 미국에서만 50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BTS가 연간 5조 원이 넘는 GDP를 만들어내는 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통해 엄청난 경제 효과가 유발되다 보니 '방탄 이코노미'라는 용어도 생겼습니다.
여기서 잠깐, 방탄소년단이 5조 원이나 기여한다는 GDP가 뭔지 간단히 짚고 넘어갈까요? GDP는 Gross Domestic Product의 줄임말입니다. 우리말로 국내 총생산이라고 하죠. 말 그대로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한 나라 안에서'라는 말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GDP는 생산 활동에 참여한 사람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느 나라 기업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경제 활동이 어디서 일어났느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경제 활동의 주 무대가 어디냐는 건데요. 주 무대가 바로 주된 경제 이익의 중심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받는 소득과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소득을 우리나라 GDP에 포함하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퀴즈 하나 내 볼까요? 2019년 전 세계 6개국에서 무려 17차례 공연을 개최한 BTS와 영국 토트넘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벌어들이는 돈은 우리나라 GDP에 포함될까요? BTS는 해외에 단기간 체류하면서 공연하는 거죠. 경제 활동의 주요 장소, 즉 주된 경제적 이익의 중심지가 대한민국이니까 월드투어로 번 수입은 우리나라 GDP에 포함됩니다. 손흥민 선수는 영국에 오래 거주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경제 활동의 주요 장소가 영국인 거죠. 그래서 손 선수의 연봉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영국 GDP에 포함됩니다. 이해가 되시죠?
재화나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돈으로 평가해야겠죠? 여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생산, 지출, 분배 측면에서 구하는 겁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각각의 측정 방법은 달라도 계산된 결과는 같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생산한 것은 소비자의 지출로 소비가 되는 동시에 생산자는 소득을 얻기 때문입니다. 또 생산은 누군가에게 분배되기 때문에 같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걸 국민소득 3면 등가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자, 그럼 방탄소년단이 해외 공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GDP에 반영시켜 볼까요? 먼저, BTS 소속사의 매출액은 생산 GDP가 됩니다. 다음은 BTS 공연을 누가 소비했는지에 따라 국내 소비자와 해외 소비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해외 소비자는 BTS 공연 서비스를 수입한 셈이니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해외 소비자에게 수출한 것이 되고, 국내 소비자는 가계 소비가 됩니다. 이렇게 지출 측면에서 구한 것이 지출 GDP가 되는 겁니다. 이제 분배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BTS 소속사는 생산 활동에 참여한 경제 주체들에게 공연 소득에 대한 대가를 지불합니다. BTS 멤버들에게는 임금으로, 투자자에게는 이자나 배당금으로, 나머지는 소속사가 갖습니다. 이렇게 배분한 것을 합하면 분배 GDP가 되는 겁니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이해하는 이 분위기, 아주 좋습니다.
자, 그러면 GDP를 알면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이나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알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경제 규모와 국민의 소득 수준을 통해서 우리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럼 GDP가 말하는 시장 가치란 무엇일까요? 시장 가치는 생산된 수량에 시장 가격을 곱한 것입니다. 이때 해당 연도의 가격을 적용하면 명목 GDP고, 미리 정해놓은 기준 연도의 가격을 적용하면 실질 GDP가 됩니다. 명목 GDP에는 물가 변동분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경제 규모가 어떻게 변했는지 파악하는 데 적절하지 않죠. 그래서 경제 상황의 변화를 살펴볼 때는 가격 변동분이 제거된 실질 GDP를 사용하는 겁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바로 실질 GDP의 증감률을 의미합니다.
경제 성장률이란 일정 기간 동안 국가의 경제 규모가 전년에 비해 얼마나 변동했는지를 파악하는 지표입니다. 경제 성장률이 3%라는 것은 지난 1년간 실질 GDP가 3%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경제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죠. 경제규모란 GDP를 말합니다. GDP가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여깁니다. 성장세가 약하면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죠.
그렇다면 세계 속의 대한민국, 우리나라 GDP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2018년 명목 GDP가 1조 달러를 넘는 나라는 205개국 중 16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로 당당히 16개국 안에 포함됩니다. 러시아와 규모가 비슷하고, 호주나 스페인보다는 오히려 앞서 있습니다.
한국적인 비트와 추임새로 팝의 본고장 뉴욕을 비롯해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 그들은 우리나라 수출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우리 경제가 잘 되려면 우리 제품이 BTS처럼 해외에서 높이 평가받아야겠죠.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수출입니다. 수출이 대단한 몫을 했죠. 어느 정도냐면, 2018년 우리나라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그마치 37%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GDP가 높은 미국, 중국,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수출 비중이 높다 보니 주요 무역 상대국의 경기나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수출이 잘 되면 경제가 살고, 수출이 부진하면 경제가 침체되는 구조였어요.
자, 그럼 복습입니다. GDP는 한 나라의 경제가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지출입니다. 다시 말해서 소비 지출, 투자 지출, 정부 지출, 순수출(수출-수입)의 합계가 되는 거죠. 여기서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순수출은 경상수지 항목이 됩니다. 경상수지는 통상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고 사는 일상적인 경제 활동 거래에 수반된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수출은 경상수지 나아가 국제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항목입니다. BTS의 굿즈 수출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팔린 BTS 앨범 판매도 국제수지에 잡힙니다. 국제수지가 무엇인지 짚고 가야겠죠. 국제수지는 외국과의 경제적 거래로 번 수입과 지출의 차이입니다. 여기에는 재화와 서비스 거래는 물론이고 자본 거래도 포함됩니다.
좀 머리 아프기 시작하죠? 자세히 알아볼까요? 국제수지는 크게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계정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이 중에 국가 경제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항목은 경상수지입니다. 국가간 모든 경상 거래 결과니까요. 경상수지는 또 이렇게 상품수지, 서비스 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나뉩니다. 자본수지는 상표권이나 영업권, 판매권 등의 거래를 기록한 수지이고요. 금융계정은 외국과 주고받은 금융 자산과 금융 부채의 차이를 기록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0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북남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 9개 도시에서 개최된 BTS 월드투어는 총 17회에 걸쳐 세계 9개 도시에서 열렸으며, 관객수는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BTS의 해외 공연 수익은 국제 수지에 어떻게 반영될까요? 앞서 언급한 대로, BTS의 해외 공연은 서비스 수출로 분류되어 서비스 수지로써 경상수지와 국제수지에 반영됩니다. 게다가, 유저가 BTS의 매니저가 되어 그들의 데뷔부터 모든 여정을 함께하는 매니지먼트 게임 'BTS 월드'를 출시했습니다. 갑자기 게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역시 국제수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해외 팬들이 외국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한 경우 국제 수지에는 서비스 수출로 반영됩니다.
BTS 소속사가 해외에서 공연하는 BTS 멤버들에게 활동비를 송금하는 시점은 언제가 가장 좋을까요? 당연히, 우리나라 통화의 가치가 높을 때 송금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외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나 투자가 줄어들고 해외 여행이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외화 공급이 줄어들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이 상승할 것입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는 하락합니다.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높아지는 것이겠죠. 이러한 상황에서 BTS가 벌어들인 외화는 국제 수지를 개선하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환율은 국제 수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환율의 상승은 청신호가 되지만, 환율의 하락은 적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셀카봉을 개당 6천원에 미국으로 수출한다면, 환율이 1달러당 천원일 때는 수출 가격이 6달러이지만,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으로 오르면 수출 가격을 5달러로 낮추어도 원화로는 똑같이 6천원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셀카봉 제조업자는 수출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미국인은 셀카봉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수출이 증가할 것입니다. 반대로 개당 10달러인 미국산 셀카봉을 수입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이 경우 국내 수입가격은 1만원에서 1만2천원으로 비싸지므로 덜 사게되어서 수입이 줄어들고, 경상수지 흑자는 커지고 GDP늘어나게 됩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면 수출이 수입보다 많다는 의미이고, 수출이 많다는 것은 외국에서 우리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이므로 생산이 활발해지고,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면 상대 국가는 그만큼 적자가 될 수 있어서 불만이 생길 수 있고, 미국과 중국처럼 무역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기업에 수출해서 번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여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많아지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불안할 우려(물가 상승 우려)가 있습니다.
반대로 경상수지가 적자라면 수출이 잘 안됐거나 수입이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수출이 잘 안되었다면? 좋을 리 없을 것입니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경기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경상 수지가 적자인 경우에도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수출 기업이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계 설비나 자본재를 수입할 때 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고 국내시장이 좁아서 경제를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적정한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 경제에 더 도움이 되겠죠.
이제 벌써 인사드릴 시간입니다. 이대로 끝내기 좀 아쉬우시다고요. 특정시기마다 한국은행은 국제수지와 GDP 동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사이트에 가보시면 더 많은 자료들이 있으니까 언제든지 활용하시면 됩니다.
글로벌한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GDP와 국제 수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오셨죠? BTS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 한 명 한 명의 생산과 소비 활동들이 모이고 모여서 경제를 이루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셨을 거예요. 또 GDP와 국제수지 어느 한 가지라도 변동이 생기면 서로 영향을 주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도 배워봤습니다.
국가경쟁력을 말해주는 GDP와 국제수지 우리나라의 경제 활동의 방향성이 여기에 있다는 점까지 기억해 주시고요, 저 서경석은 이제 물러갑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