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진행자 : 한국은행 커뮤니케이션국 설범영 과장입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 특히 이로 인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수출, 오늘 복코노미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리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익 조사역님, 안녕하세요.
조사역 : 안녕하세요.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김현익 조사역입니다.
진행자 : 우선 최근 우리나라 수출 현황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나요?
조사역 : 우리나라 일평균 수출금액은 올해 1분기 26.7억 달러로 정점을 기록하면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그리고 주요국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2분기 중 수출 증가율이 완만하게 둔화된 모습입니다.
진행자 : 대회 여건 악화 속에서도 수출 증가율 둔화세가 비교적 완만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조사역 : 대 중국 수출은 부진했지만, 다행히 미국이나 EU 등에서 산업생산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사무실 업무 환경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서버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수출 증가율 둔화세가 완만한 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과거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우리 수출 상황은 항상 글로벌 경기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왜 그런가요?
조사역 :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 수출은 기조적으로 글로벌 경기와의 동행성, 다시 말해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부터 우리 수출 경기, 그러니까 재화수출 GDP와 글로벌 경기, 그러니까 글로벌 GDP의 순환변동치를 분석해보면 매우 유사한 흐름이 관측되고 있어요. 글로벌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주요국별 성장률 변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봤는데요, 그 결과 중국의 성장률이 1%p 하락할 경우 우리 수출 증가율은 0.34%p 하락하고, 미국의 경우에 우리 수출 증가율은 0.21%p, EU는 0.19%p 하락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우리 수출 증가율은 중국을 비롯해 그 외 주요국의 성장률 둔화에도 크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거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글로벌 경기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조사역 : 하반기 상황은 전반기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제로 코비드 정책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수출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겠네요.
조사역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의 수출은 글로벌 경기와
동행성이 크기 때문에 역시 둔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향후 글로벌 경기 흐름에서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는데요, 그 요소들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의 둔화 속도가 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그 속도가 지금처럼 완만하게 떨어질지 급격하게 떨어질지 그게 문제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이런 둔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어떤게 있을까요?
조사역 : 크게 세 가지인데요, 주요국 금리인상 속도, 그리고 IT 경기흐름, 또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둔화 속도가 달라질 겁니다.
진행자 : 그러면 지금부터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죠. 우선 주요국 금리인상 속도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요?
조사역 : 지금 미 연준을 비롯해 주요국의 정책기조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있잖아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재정여력이 축소되고, 소비도 위축되어서 결국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금리인상 가속화가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를 초래하게 되면 향후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 미연준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의 경기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요?
조사역 : 2021년에 미연준 금리인상의 영향을 분석한 Degasperi et al. 이라는 연구에 따르면, 미연준이 금리를 1.0%p 올리면 신흥국 주가는 최대 16% 하락하고, 산업생산은 최대 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특히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 신흥국의 부채 문제가 금융불안으로 확대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대 신흥국 수출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겠죠.
진행자 : 그러면 우리나라의 대 신흥국 수출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조사역 : 2021년을 기준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세안, 중남미, 인도 등 대 신흥국 수출비중이 54.5%였어요.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인거죠.
진행자 : 다음으로 우리 수출 성장률 둔화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IT 경기 흐름이라고 하셨는데요, IT는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품목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조사역 : 반도체 등 IT 수출 비중은 2021년 기준 35.3%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 주력 품목 중 하나입니다. 최근 팬데믹 국면에서도 전 세계적인 비대면, 디지털화 추세로 IT 경기는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에 우리 수출도 급증하면서 국내 경기 회복을 주도해왔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IT 수요는 소비자간 거래 시장과 기업간 거래시장이 좀 다르지 않나요?
조사역 : 그렇습니다. 우선 스마트폰이나 PC 등과 같은 소비자 IT기기에 대한 수요는 다소 부진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기업들이 재고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를 말하는 B2C 부문의 수요는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에 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거래인 B2B 부문 수요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왜냐하면 디지털 서비스, 원격 근무, 자율주행, AI 등은 기본적으로 서버를 기반으로 구현되는데, 이런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서버 수요 확대로 기조적인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아마도 IT 부문이 전체 수출이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을 제한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상황에 대해서 얘기해볼텐데요, 우리 수출에 영향을 주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어떤 것이 있나요?
조사역 : 우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있고요, 미국과 중국 관계의 불확실성도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그럼 먼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알아보죠. 전쟁이 장기화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지겠죠?
조사역 : 그렇습니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EU 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입수요가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EU 의 소비심리는 팬데믹 당시 최저 수준에 근접한 정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황인데,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EU 국가들 중에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도 많으니까, 에너지 문제도 심각하겠는데요...
조사역 : 그렇습니다. 특히 동절기 에너지난이 심화할 경우에는 유가가 급등하고,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에너지를 둘러싼 주요국간 갈등까지 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될 수 있겠지요. 그렇게 되면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요...
진행자 : 미국과 중국 관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요?
조사역 : 올해 5월, 미국이 추진하는 IPEF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향후 이를 빌미로 중국의 수출입 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 IPEF는 무엇인가요?
조사역 : 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란 올해 5월에 출범한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를 말하는데요, 미국이 주도해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연안국가 13개국이 참여한 경제 협력체입니다. 그런데 이 IPEF에 중국을 제외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참가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입 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 과거 사드 배치 때문에 중국과 수출입문제로 갈등을 겪었었는데, 그때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겠네요.
조사역 : 네, 그렇습니다. 과거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수입규제로 대중 수출이 감소했고, 또 원자재 수입 차질로 인해 국내 생산차질을 초래했었잖아요. 그런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IPEF를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이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 결국에는 이처럼 우리 수출 둔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길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기둔화와 관련된 우리 수출 전망을 다시 한번 정리해주시겠습니까.
조사역 : 글로벌 경기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향후 우리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입니다. 다만 IT 부문이 전체 수출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 오늘은 최근 글로벌 경기가 우리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는데요, 김현익 조사역님, 오늘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조사역 : 감사합니다.
진행자 : 오늘 영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의 BOK 이슈 노트에서 다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