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진행자 :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은 둔화되는 반면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오늘 복코노미에서는 우리의 향후 수출 여건을 점검해보고 또 우리나라의 가계부라고 할 수 있는 경상수지도 함께 진단해보겠습니다. 박동현 과장님, 주욱 과장님, 안녕하세요.
과장님1 : 안녕하세요.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박동현 과장입니다.
과장님2 : 안녕하세요. 국제무역팀 주욱 과장입니다.
진행자 : 최근 우리나라 수출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요. 최근 우리나라 수출 동향은 어떤가요?
과장님1 : 한마디로 수출증가세가 크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었고, 미국이나 EU로의 수출도 점차 둔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품목별로는 IT와 비IT부문 모두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요, 특히 반도체는 단가가 점점 하락하면서 8월 들어 수출도 감소로 전환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 수출 증가세가 축소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수입은 어떤가요?
과장님2 :지난해 3월 일평균 수입이 전년대비 19% 증가한 이후 계속해서 20~30%대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 9월에는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 그러면 우리나라의 상품의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무역수지는 악화될 수 밖에 없겠네요.
과장님1 : 그렇습니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이렇게 우리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향후 우리나라 수출 여건이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주욱 과장님,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 어떻게 보시나요?
과장님2 : 우선 주요 수출국중 빅3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중국, EU의 경기가 동반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구요, 글로벌 IT경기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 지정학적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이 수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도 하죠. 먼저 주요국 경기가 동반부진할 것으로 보셨는데, 그렇다면 우리 수출은 어떨까요?
과장님2 : 앞서 말씀드린 빅3의 성장세가 팬데믹을 제외하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부진한 상황입니다. 올해 미국과 EU는 200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물가상승을 겪었고, 이로 인해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제로 코비드 정책이나 부동산 부실 등 내부문제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었습니다. 이렇게 빅3의 경기가 동반 부진하면, 우리 수출은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 주요국들의 경기가 부진하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과장님2 : 우리 수출비중으로 가중평균한 빅3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향후 1년간 2.5%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높지만, 중국 성장둔화 시기나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 과거에도 주요국의 경기위축이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친 적이 있었을텐데,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과장님1 : 네, 과거 유럽 재정위기 당시나 중국의 성장둔화 시기와 같이 주요국 일부의 경기가 부진했던 경우에도 우리 수출은 상당폭 둔화됐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수출이 전년대비 13.9%나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 우리나라는 수출 품목 중에 IT부문의 비중이 큰 편이기 때문에 글로벌 IT경기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IT경기는 어떻게 보시나요?
과장님2 : 지난해 통관 기준을 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IT 부문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5%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최근 비대면·재택근무와 같은 팬데믹 특수 요인이 약화되고, 반도체 수요비중이 높은 주요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IT부문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간 IT부문 수출은 계속 둔화세를 이어왔는데, 지난 7월부터는감소로 전환된 상태거든요. 아무래도 당분간 IT부문이 비 IT수출보다 더 부진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게다가 최근 국가별 무역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겠죠?
과장님1 : 네, 그렇습니다. 최근 팬데믹이나 러.우 전쟁,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촉발된 지역별 경제 분절화, 그리고 이에 따른 무역규제가 심화되면서 우리 수출을 제약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설명해주신 부분 중에 지역별 경제 분절화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을 말하나요?
과장님1 : GVC, 글로벌 가치사슬이라는 용어, 아마 들어보셨을 겁니다.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각 세분화된 과정이 어느 한 국가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세계 교역구조가 상호 유기적인 연계성을 갖게 된 현상을 말하는데요, 그런데 경제 분절화는 이런 GVC에 차질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미중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이 요구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무역규제가 늘어나는 것도 분절화로 인한 현상들입니다. 결국 이런 세계경제 분절화 역시 우리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죠.
진행자 : 지금까지 설명해주신 내용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들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우리나라 수출이 빅3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수출 여건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과장님2 : 먼저 미국과 EU는 고물가 상황에서 고강도 긴축이 계속되면서 경기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둔화가 이어질 수 있고요, 중국은 경기 요소 외에도 자체 기술력을 강화하고 내수 중심으로 성장구조를 전환하는 구조적 요인까지 가세하고 있어서, 수출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습니다.
진행자 : 중국의 구조적 요인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요?
과장님2 : 중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구조를 보면, 소비재보다 반도체나 화공품 등의 중간재가 대부분을 차지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기술경쟁력에서 우리가 우위에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최근 자본재, 중간재 시장에서 중국의 자립도가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장님1 : 중국은 특히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EU에 비해 훨씬 높죠. 우리 수출물량과 각국의 경제성장률과의 상관계수를 봐도 중국이 0.42로 가장 크게 나타났어요. 대중국 수출 여건이 악화된다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셨는데요, 전혀 돌파구가 없을까요?
과장님2 : 대미국 수출은 중국이나 EU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입니다. 특히 자동차가 반도체 공급차질이 완화되면서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구요, 친환경 수요로 전기차, 배터리 수출이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8월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발효됐는데요. 이 법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대미국 전기차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장님1 : EU에 대한 수출여건을 보면, EU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전기차, LNG 선박 등 친환경 관련 수출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EU의 수입수요가 약화되면서 우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부분을, 이런 부분들이 완충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지금까지 수출 여건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는데, 결국 우리나라 경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려면 경상수지를 살펴볼 수밖에 없을텐데요, 사실 올해 4월부터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를 보여왔기에
경상수지도 걱정됩니다. 먼저 경상수지가 무엇인지 개념부터 한번 짚어주시죠.
과장님2 : 경상수지는 국가간의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 자본ㆍ노동 등 생산요소에 대한 거래를 종합적으로 나타낸 것을 말합니다. 무역수지보다 좀더 큰 개념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22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무역수지가 적자인데, 어떻게 경상수지는 흑자가 될 수 있는지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설명 좀 해주시죠.
과장님1 : 앞서 말한 기간 중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서비스와 무통관 수지 등이 호조였기 때문인데요, 이런 무통관 수지나 서비스는 무역수지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무역수지는 한국의 관세선을 통과하는 상품의 수출입액만 포함되는데요, 무통관수지는 한국기업이 해외공장에서 생산해 현지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관세선을 통과하지 않거든요.
진행자 : 그렇다면 우리 경상수지는 주요국에 비해 어떤 수준인가요?
과장님1 :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움직임에 취약한 구조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우리보다 낮은 일본, 중국에 비해서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 그렇다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까요?
과장님2 : 최근 무역적자가 이어지면서, 지난 2021년 GDP대비 4.9% 흑자를 보였던 경상수지가 올해 상반기에는 2.9%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만약 수출경기가 계속 악화된다면 흑자 폭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 향후 경상수지 전망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과장님1 : 향후 물동량 둔화로 운송서비스 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여행서비스 수지 적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이런 가운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그럼 마지막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과장님2 : 수출경쟁력 강화가 바탕이 되어야겠구요, 에너지 소비 효율화는 물론 여행, 콘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될 필요가 있습니다.
과장님1 : 다만 대외 수출 여건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수출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지를 개선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추진중인 정부의 수출지원책이 원활히 시행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에너지 수요관리 대책 등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진행자 : 오늘은 향후 우리나라 수출 여건들과 함께 경상수지 흐름까지 점검해봤는데요, 오늘 자세한 설명해주신 박동현 과장님, 주욱 과장님, 감사드립니다.
과장님1, 과장님2 : 감사합니다.
진행자 : 오늘 영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의 BOK 이슈 노트에서 다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