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 안녕하세요 한국은행 커뮤니케이션국 김현수 과장입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수출 기반의 경제구조로 전체 수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흐름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편인데요. 오늘 복코노미에서는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대해 평가해보고, 우리 경제에 어떠한 시사점을 던져주는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 남석모 과장님, 안녕하세요.
과장님 : 안녕하세요. 한국은행 국제무역팀 남석모 과장입니다.
진행자 :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어떤가요?
과장님 :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표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지표인 제조업 PMI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강국면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직후 제조업 PMI가 40까지 하락했다가
2020년 7월부터 경기 개선 기대가 확대되면서 기준치인 50이상으로 상승했었는데요,
2021년 5월 이후에는 다시 하락하면서 지금은 제조업 PMI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진행자 : 과장님, 제조업 경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PMI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과장님 :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구매관리자지수라고 하는데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생산, 주문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향후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만약 기업이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 구매를 확대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구매를 줄이겠죠. 그래서 PMI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를 전망할 수 있는 경제지표 중 하나인데요, 50을 기준치로 그 이상이면 경기확장, 그 이하면 경기침체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렇다면 현재 글로벌 제조업 PMI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의미일텐데요, 이러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과장님 : 네, 특히 수출중심 제조업 국가인 우리나라는 수출과 글로벌 제조업 PMI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왔는데요, 실제로 최근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수출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네,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수출 감소에 대한 기사를 꾸준히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장님, 팬데믹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대면 서비스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인데요 대체로 서비스 경기와 제조업 경기는 동조하면서 움직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최근의 현상은 과거와는 다른 측면이 있는 건가요?
과장님 : 최근 글로벌 제조업 부진 시기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병으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여행 등 대면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게 된 측면도 있죠. 아마도 많이들 국내외 여행 다녀오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장님은 혹시 그동안 못했던 여행 다녀오셨는지요? 이렇게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의 격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확대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 네, 과장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저도 올해는 재화소비 보다는 여행이나 외식같은 서비스업 소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 외에 과거와 또 다른 특징이 있을까요?
과장님 : 글로벌 제조업 PMI가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째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PMI 50 미만 수준이 지금처럼 오래 지속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국가별, 업종별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이전과는 다른 특징입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 초기 대면서비스가 제약되면서 크게 수요가 증가했었던 IT 부문이 크게 부진한 반면, 자동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는 이러한 업종별 차이가 반영되어 한국, 대만, 일본과 같이 대중(對中) 수출 또는 IT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제조업 생산이 부진한 반면, 이러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 멕시코, 인도 등은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장님 :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들은 팬데믹 직후 정부의 재정지원도 있었고, 방역정책도 강화되면서 재화소비가 급증했는데요,
과장님 : 2022년 들어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있었잖아요. 이렇게 글로벌 긴축기조가 강화되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재화수요가 크게 둔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코로나 직후 2021년까지는 대면을 할 수 없으니 IT기기, 예를 들자면 스마트 폰이나 노트북 등을 사서 재택근무를 준비하는 것과 같이 오히려 재화수요가 크게 늘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저도 집에 컴퓨터랑 큰 모니터를 하나 바꿨고요. 그런데 방역조치 완화 이후에 글로벌 가계 수요가 여행 등 대면서비스에 집중되면서 재화소비를 대체한 점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또 재화수요 부진으로 기업이익이 축소된 데다 미·중 무역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들의 설비 투자가 둔화된 점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진행자 : 팬데믹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컸는데요, 예상외로 부진했습니다. 이렇게 중국 경제가 부진한 점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과장님 : 네, 그렇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중교역 의존도가 크게 때문에 중국 리오프닝에 대해 기대가 많았습니다. 직접적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늘기 때문에 그렇게 기대하는 것 외에도 중국 경기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실제로는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중국내에서 외식이나 국내여행 등 서비스 소비는 늘었지만, 수입유발효과가 높은 내구재 소비는 부진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중국내 투자와 크게 관련이 있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대외수요가 둔화되는 등 중국의 성장세가 더욱 약화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 이제 주요국의 금리인상도 주춤해졌는데,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과장님 : 글로벌 제조업 경기 향방은 당분간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 주요국들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를 보면, 6~1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제조업 PMI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완화된다면, 내년 이후에는 제조업 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팬데믹 초기에 공급망 차질로 인해 기업의 재고가 급증했는데요, 이제 기업의 재고 조정도 진정되는 추세이기 때문에향후 제조업 경기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하지만 중국의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은데, 향후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과장님 : 우리 입장에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중국의 성장 동력이 우리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과 관련이 높은 투자보다,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고, 추세적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을 제약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과장님 : 네 정말 중요한 질문을 하셨는데요. 현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정말 중요할텐데,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지형과 세계 교역 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주요국들이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자국의 기술과 생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주요국들이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두고 잠자코 있었던 측면이 강했었는데요, 미국은 자국에 대규모 첨단산업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고, 독일과 일본도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업들의 자국 내 투자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에도 변화가 있겠네요?
과장님 : 네,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인도 등에 첨단기술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들도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현지에 공장건설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은 어떤가요?
과장님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갈등으로 인해 기술 선진국과의 교역이 줄어드는 반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중국의 일대일로 (一帶一路)사업 대상국들에 대한 수출이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친환경 전환도 제조업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과장님 :물론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전통 제조업은 탄소배출비중이 높은 산업 비중이 높은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에 친환경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요, 산업별로는 배터리와 태양광 분야에 대한 투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국가별로는 미국, EU, 중국 등이 선도적으로 친환경 제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친환경 전환은 생산비용 절감이나 자원 확보 등의 이슈들이 첨예하게 맞물리면서 제조업의 환경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이러한 글로벌 제조업 구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요?
과장님 :어려운 얘기이겠습니다만, 우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원자재 공급의 독과점화, 환경 관련 수출규제 강화 등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친환경 전환도 가속화해 우리의 성장동력을 확충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 오늘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평가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까지 짚어봤습니다. 남석모 과장님, 오늘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과장님 : 감사합니다.
진행자 : 오늘 영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의 2023년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다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복코노미는 또 다음 시간에 유익한 주제를 가지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