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진행자 : 한국은행 커뮤니케이션국 김현수 과장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 된 지난 이후 유독 높은 동조성을 보여왔는데요, 지난 7월에는 국내 통화정책 여건이나 기대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국 국채 금리에 동조되어 빠르게 상승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복코노미에서는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현상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고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병수 과장님 안녕하세요
과장님 : 안녕하세요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 구병수 과장입니다.
진행자 :과장님, 우선 ‘한미 금리 동조화’ 라는 것이 어떤 현상을 말하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과장님 : 한미 금리 동조화란 미국과 한국의 국채 금리가 비슷한 양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한국과 미국의 국채금리는 과거부터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이러한 동조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10년물 한미 국채금리의 상관계수는 금융위기 이전 0.57에서 금융위기 이후 0.7로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 상관계수가 높을수록 같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이 크다는 의미지요?
과장님 :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 : 이런 동조화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과 주요국 국채금리의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장님 :아무래도 실물경제나 금융의 글로벌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고, 무엇보다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주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연준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동조성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달러화 의존도가 높아 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면 되겠군요.
과장님 : 네, 그리고 우리나라가 대외 건전성이 개선되고, 국가신용도가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국채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이 아닌 우량자산으로 평가받게 된 것도 금리동조성이 높아진 원인 중 하나일 겁니다. 본격적으로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의 특징을 얘기하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간단히 국채란 무엇이고,국채 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짚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국채는 한 국가의 중앙정부가 부족한 세입을 보전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그 국가에서 가장 안전한 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국채금리를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주로 물가와 성장 전망을 감안하여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하거나 시장참가자들의 정책금리 인상기대가 강해질 때 국채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국채에 대한 수요가 축소되거나 공급이 확대되면 국채가격이 하락 즉 국채금리가 상승하게 되겠죠.
진행자 : 과장님, 지난 9월말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섰는데요, 신문에서도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기사가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방금 국고채 금리는 주로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셨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4월 이후 기준금리 동결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국고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장님 :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지난 3월 말 3.34%에서 지난 9월 말, 4.03%까지 상승했습니다. 6개월만에 0.69%p 상승한 셈인데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보면 같은 기간 3.47%에서 4.58%로 올랐습니다. 즉,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동결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미 금리동조화 현상으로 인해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고채 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 과장님께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였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에게는 국고채 3년물, 5년물 등이 더 익숙한 것 같아요. 단기물의 경우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과장님 : 지난해의 경우에는 한미 양국이 나란히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단기물과 장기물 모두에서 한미 금리 동조성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단기물, 장기물 모두 상관계수가 0.96~0.98 수준으로 기존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어요. 그런데 올해 들어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한 반면, 미국은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했습니다. 이렇게 양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면서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도 만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단기물의 경우에는 한미 금리 동조화가 다소 약화됐습니다. 1년물 이하 단기물은 상관계수가 0.6 정도로 상당폭 낮아졌거든요. 반면에 장기물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높은 동조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한국 국고채 금리에 만기별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수치로 알 수 있을까요?
과장님 : 네, 실제로 시변계수 VAR모형을 활용해서 실증 분석을 해봤는데요, 3개월물의 경우 미 국채금리가 한국 국고채 금리에 미친 영향이 지난해 18%에서 올해는 10%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1년물은 19%에서 14%로 축소되었습니다. 그런데 10년물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59%에서 올해 56%로 소폭 감소하는데 그쳐서 장기물의 경우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 올해 들어 한미 금리 동조화가 만기에 따라 차별화되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장님 : 한미 금리 동조화는 주로 3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실물경제 연계 경로, 통화정책 기대 경로, 그리고 글로벌 유동성 및 위험회피 경로 등입니다. 작년까지는 3가지 경로 모두가 한미 금리 동조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반면, 올해는 실물경제 연계경로와 통화정책 기대경로가 중단기에서 점차 약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 먼저 실물경제 연계 경로는 미국과 한국의 물가, 성장 여건에 따른 장단기 전망의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금년들어 두 나라의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왜 단기물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었을까요?
과장님 : 말씀하신대로 금년들어 양국 모두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한국에 비해 물가상승률은 높고 성장세는 양호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내년에는 양국 모두 물가상승률이 2% 초중반으로 둔화되지만, 성장률의 경우 우리나라는 높아지는 반면, 미국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즉, 물가나 성장 여건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한국시장과 미국시장에서 차이가 나타나면서 단기물의 경우 실물경제 연계경로에 따른 동조성이 약화된 것으로 보입니다.다만 장기적으로는 양국의 물가와 성장이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 물가나 성장에 대한 기대 차이는 결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기대경로가 약화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과장님 : 네, 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가 물가나 성장 기대 차이를 반영해, 단기적으로는 한미 정책금리차가 소폭이나마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내년 이후 중기적 시계에서는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정책금리를 빠르게 인하하면서 양국간 정책금리차가 좁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이러한 양국의 정책금리 경로 차별화를 감안하면 아무래도 중단기물의 동조화 정도가 약해질 수 밖에 없겠습니다. 반면에 장기적으로는 양국의 통화정책이 수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10년물 등 장기국채의 동조화는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마지막으로 글로벌 유동성 및 위험회피 경로는 올해에도 금리 동조화 여건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간단히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과장님 : 미국 등 주요국의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이나 양적긴축에도 현재 글로벌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이러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기대수익률에 따라 채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주요국 금리간 동조성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글로벌 위험 요인에 대한 민감도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기간 프리미엄을 매개로 금리 동조화 여건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과장님 말씀을 정리하자면, 양국 국채금리에 내재된 기대단기금리가 실물 경제여건 및 통화정책 기대 등을 반영하여 만기물별로 차별화되고 있는 반면,
기간 프리미엄은 여전히 높은 동조성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과장님 :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 : 국고채 금리는 금융시장 금리의 기준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우리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과장님 :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은 우려할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가계나 기업 대출금리는 1년 이하 단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7월말 기준 가계대출잔액의 71.4%가 변동금리였고, 기업대출은 64.2%였습니다. 그리고 회사채와 은행채 등의 발행 만기도 3년물 이하의 중단기물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진행자 : 단기물은 한미간 동조화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미 국채금리 상승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장기물과 연동되는 금리에는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과장님 :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장기물 금리와 연동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일부 대출금리나 장기로 발행되는 은행채, 회사채 금리 등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아 금리 상승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 그렇다면 앞으로 한미 금리 동조화에 대한 전망은 어떻고, 우리는 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요?
과장님 : 앞으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 국채 금리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시장과 원활히 커뮤니케이션해 나가면서
국내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보다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 오늘은 한미 금리 동조화에 대한 현황과 변화 요인,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두루 살펴봤는데요, 구병수 과장님, 오늘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과장님 : 감사합니다.
진행자 : 오늘 영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의 BOK 이슈 노트에서 다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복코노미는 또 다음 시간에 유익한 주제를 가지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