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라스트 마일”
마라톤에서는 최종 지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구간을 말합니다.
금융시장과 경제학계에서도 물가 목표까지의 마지막 구간을 그렇게 부르는데요, 미국과 유로지역을 비롯한 주요국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위기 이후 과열된 인플레이션까지 맞닥뜨렸지만 이들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022년에 정점을 찍고 12개월간 빠르게 둔화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 미국과 유로지역의 물가상승률이 다소 반등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과 유로지역, 그리고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 흐름에 영향을 준 요인을 분석해봤습니다.
주요국 모두 2022년 하반기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각각 정점을 찍은 이후 12개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데에는 기저효과, 그리고 유가하락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정점으로부터 12개월 시점이 지난 뒤에는 모두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인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오른 점이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 주요국의 물가상승률 흐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나라마다 최근 반등하게 된 요인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미국은 2023년 말 이후 근원상품물가가 하락했지만 고용시장이 견고하다보니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모멘텀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집세 상승률이 높은 상황에서 집세를 제외하고 본 근원 서비스 물가의 상승 모멘텀까지 확대됐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내수압력이 약화되면서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 되는 모습입니다. 다만 다른 주요국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작년 하반기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유로지역은 높은 임금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결국 한국, 미국, 유로지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한동안 에너지가격 하락으로 인해 공통적으로 순조롭게 둔화될 수 있었지만, 물가 정점으로부터 12개월 시점이 지나면서 둔화 흐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이 영향을 준 것이지만 이를 제외했을 때는 각 나라마다 물가상승률 변동요인이 서로 상이했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각 나라마다 달라질수 있습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로 나라마다 통화 긴축을 얼마나 했는지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각국의 누적된 물가상승률에 비례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라스트 마일에서 물가 둔화속도가 각국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