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돈은 적게 주지만 근무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직장,
근무여건은 좋지 않지만 돈은 더 많이 주는 직장
여러분은 어떤 직장을 선호하시나요?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직장을 다닐 땐 돈만큼이나 업무강도, 업무자율성, 발전가능성, 유연한 근무시간과 장소 등 근무여건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죠.
최근에는 임금 수준보다도 근무 여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더 좋은 근무 환경을 위해 임금은 일정부분 포기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늘어난거죠.
근무여건을 수치화한 Job amenity 라는 지수를 이용해 분석해보았는데요,
유연근무,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강도, 업무 자율성, 업무 독립성, 발전 가능성, 직업 보람 등 8개 항목을 이용해 Job amenity 지수를 산출했습니다.
이 지수를 통해 여러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근로자들이 근로여건 수준이 높은 일자리를 선호하며 종사하고 있을까요?
성별·연령별, 학력·소득수준별로 나누어 알아보았습니다.
성별·연령별로는 여성, 저연령 근로자들이 Job amenity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이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를 선호함과 동시에, 임금이 높고 근로환경이 열악한 일자리에 취업하기 어려운 노동수요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의 고령층 역시 근무여건을 중시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취업 경쟁에서 밀리며 Job amenity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낮았습니다.
학력·소득수준별로는 고학력, 고소득 근로자들이 Job amenity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들이 육체적 능력을 덜 요구하며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인지적, 전문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직업별 산업별로는 어땠을까요?
Job amenity 지수가 가장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등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 과학기술 등에서 Job amenity 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자에게 근무여건이 임금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라면,
근무여건을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소득불평등을 새롭게 추산해볼 수 있을텐데요.
임금근로자의 소득불평등은 근무여건을 고려했을 때 소득불평등이 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소득,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향이 높은데 기인한 것인데요.
소득 1분위의 시간당 임금은 33.3% 증가하는 반면,
소득 5분위는 42.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남성과 여성 간 임금 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남성의 시간당 임금이 38.8% 증가하는 반면 여성은 44.8% 상승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더 많이 일 종사할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으로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 및 고령층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근무여건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또한 전반적인 수준도 높아지며 과거 핵심연령, 남성 위주의 제조업 중심 노동시장에서 다양성이 증대된 노동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근무여건 수준이 높은 일자리 수요는 증가, 낮은 일자리들의 인력 부족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며, 정책적 지원 또한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