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금리는 8월 들어 반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돌파
최근 국고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9월 1일에는 지난 6월 중순 기록하였던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였다. 국고채 3년물이 3.78%, 10년물은 3.81%로 각각 2011년 8월과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사실 그간 국고채금리는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이후 이례적으로 완화적이었던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정상화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빠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다만 6월 중순 이후에는 그간의 상승 폭을 반납하며 3.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3년물과 10년물이 모두 0.6%p(60bp) 이상 큰 폭 반등하였다(<그림1>). 그렇다면 8월 이후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한 요인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림 1. 국고채 금리 추이
자료: 금융투자협회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는 미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조정이 주요 배경
먼저 주요국의 경기침체(recession) 우려 등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강도가 완화(Fed Pivot)될 것이라는 기대가 약화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경기하방 위험이 부각되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특히, 7월 들어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진정된 점도 이러한 기대를 더욱 강화하였다. 그러나 8월말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경제심포지움 개회사는 이러한 기대를 급격하게 후퇴시켰다(<그림2>). 파월 의장은 8분여의 짧은 연설에서 금리 상승이 가계와 기업에게 어느 정도의 고통(some pain)을 주겠지만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1] 시장은 연준의 정책금리가 오랫동안 높게(higher for longer) 유지될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그간 크게 확대되던 연준의 정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와 연준의 전망 간 괴리가 빠르게 좁혀졌다.
이러한 변화가 국내 금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국고채 3년물 금리를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단기금리와 시장의 수급 및 불확실성 등을 나타내는 기간프리미엄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Fed Pivot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받아 기대단기금리가 7월중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8월에는 재차 상승하면서 금리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2](<그림3>).
그림 3. 국고채금리1) 변동요인 분해
주: 1) 3년물 기준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 추정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국내 성장 전망과 외국인 국채선물거래의 쏠림현상도 가세
다음으로는 당행의 경제전망이 시장 컨센서스[3]를 상회하는 것으로 발표된 점도 8월 이후의 금리 상승요인으로 가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은 8월의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민간 소비 등을 중심으로 금년과 내년중에도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각각 연간 2.6%, 2.1% 수준의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였다(<그림4>). 이러한 국내 경기에 대한 평가는 경기둔화에 따른 금리하락 기대 및 투자수요를 제약하면서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리 방향성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국채선물 거래를 주도[4]하는 외국인들이 시장금리에 대한 기대를 급격히 조정하면서 나타난 국채선물 거래의 쏠림 현상도 국고채금리 상승압력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금리하락을 기대하면서 국채선물 매수포지션을 빠르게 구축한 외국인은 8월 중순 이후의 글로벌 통화정책 기대 변화에 따라 국채선물을 순매도하며 그간 구축했던 매수포지션을 빠르게 청산하였다(<그림5>). 특히, 8월말 잭슨홀 미팅 이후 4영업일 간 외국인은 국채선물(3년물)을 3만계약 이상 매도하면서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5bp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한편 금년중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순매도)가 국고채금리 하락(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두 변수간의 상관계수를 통해 살펴보면 금년 1~5월중에는 0.08 수준에 머물렀으나 6월 이후에는 그 정도가 0.63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림 4. 주요국 경제성장 전망 조정1)
주: 1) 조정은 가장 최근 수정 경제전망
자료: 각국 중앙은행
그림 5.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추이
주: 1) 2010.12월 이후 순매수
자료: KOSCOM, 금융투자협회
국채금리 변동성 확대는 주요국에도 나타난 글로벌 현상
최근 국내 국고채금리 상승폭을 주요국과 비교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상승폭이 특별히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년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에 대응하여 다 같이 통화정책 기조를 금리인상으로 전환하면서 각국의 시장금리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그림6>). 이는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팬데믹 이후의 수요 회복과 함께 국제유가 상승,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글로벌 현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경우 주요국과의 금리 동조화 경향[5]이 매우 뚜렷한 가운데 연초 이래 상승폭은 주요국과 비교할 때 오히려 다소 낮은 모습이다. 국내 국고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했던 지난 8월 이후만을 비교하더라도 장단기물 모두 주요국에 비해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그림7>). 특히 7월중 국내 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에서 8월 이후 금리 상승은 주요국과의 동조화 과정에서 나타난 금리 조정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림 6. 주요국 금리1) 변동2) 추이
주: 1) 국채 10년물 기준
2) 2022.1월 이후 누적 변동폭
자료: Bloomberg
그림 7. 주요국 국채금리 변동폭1)
주: 1) 8월 이후는 9.7일 종가 기준
2) 한국·호주는 3년물, 그 외 2년물
자료: 금융투자협회, Bloomberg
경제주체는 높아진 금리에 적응해 나가고
정책당국은 시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힘써야
금리 상승은 대출을 받은 가계뿐만 아니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모두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연준 파월 의장이 지적했듯이 이는 물가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비용(unfortunate costs)이며 물가안정에 실패할 경우 따르는 고통이 더 클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국고채금리 상승은 물가안정을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과 이에 따른 글로벌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최근 통화정책에 대한 미 연준의 전망과 시장 기대와의 괴리가 급격히 조정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국채선물 거래의 일부 쏠림 현상이 가세하면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다.
앞으로도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상황과 이에 따른 금리 전망의 어려움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금리변동성이 낮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미국채 금리와 주요국 국채 금리의 동조화가 한층 심화된 상황에서 미 연준의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미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주요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채금리의 변동성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금리 변동성에 적응해 나가는 것은 모든 경제주체들이 오랫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정책당국도 과도한 금리 변동성 확대가 경제주체들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운용을 저해하지 않도록 금융시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ECB와 영란은행의 경우에도 직전 통화정책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모두 50bp 인상한데 이어 시장에서는 다음 정책회의에서 75bp 수준의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ECB의 슈나벨 이사는 잭슨홀 미팅에서 중앙은행들이 물가상승률을 낮추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여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이러한 정책기조를 뒷받침하였다.
[2] 장기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기간프리미엄은 7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25bp씩 점진적 인상이 바람직” 등의 내용으로 금리경로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7월중 상당폭 축소되었다.
[3] 주요 언론에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금년중 경제 성장률 서베이 결과는 평균 2.3% 수준이었다.
[4] 통상 외국인 국채선물 투자자의 경우 국내 기관과 달리 국고채 현물을 보유하지 않고 금리 방향성에 기초한 국채선물 거래를 함으로써 현물 국채금리에 대한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금년중 한국 국채금리와 미국 국채금리간의 상관계수는 단기물(2·3년)과 장기물(10년)이 각각 0.95, 0.97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