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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나아간 조건부 금리전망: 6개월 시계와 21개의 점

등록일
2026.03.13
조회수
3266
키워드
통화정책 포워드 가이던스 조건부 금리전망 6개월 후 금리전망 정책 커뮤니케이션
담당부서
통화정책국
저자
김태섭 차장, 안지훈 과장

지난 블로그 「비밀주의에서 투명성으로: 포워드 가이던스의 진화」(2025.12.15일)에서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포워드 가이던스의 중요성과 함께 한국은행의 ‘3개월내 조건부 금리전망’이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 그리고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 바 있다. 이후 한국은행은 여러 논의와 검토를 거쳐 기존의 3개월내 조건부 금리 전망을 한 단계 진전시키기로 하고,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시 새로운 금리전망을 처음 발표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조건부 금리전망 개선의 배경과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은행은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개선

통화정책은 현재의 기준금리 결정뿐만 아니라 향후 기준금리에 대한 경제주체의 기대 변화를 통해서도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1990년대 물가안정목표제 도입을 계기로 이러한 기대 경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효과적인 기대 관리를 위해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정책결정 의도를 투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왔다. 한국은행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통화정책방향 의결문과 총재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정책기조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는 한편 소수의견 공개 방식을 개선[1]하고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시점을 앞당기 [2]는 등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2022년 10월에 도입한 ‘3개월 내 금리전망’은 정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중요한 진전이었다. 그간 전략적 모호성을 가지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정보를 정성적으로 제시하던 것에서 나아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전망을 정량적으로 제시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코로나 위기 이후 고인플레이션과 정책기조 전환기를 거치면서 한국은행의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실증분석 결과 조건부 금리전망은 시장의 기준금리 기대 형성과 시장금리의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고, 경제주체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정책 커뮤니케이션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3].

3년여 간의 검토 끝에 조건부 금리전망을 개선

한국은행은 조건부 금리전망의 첫발을 내디딘 데 그치지 않고 내부 모의실험(pilot test)과 해외사례 조사 등을 실시하면서 금리전망의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 지난해에는 경제주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통화정책 컨퍼런스를 개최(2025.12.15일)하여 시장 참가자들과 학계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였다.

이러한 3년여 간의 검토 과정을 거치면서 조건부 금리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몇 가지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기존에는 3개월 내 기준금리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특정 금리수준에 대한 전망이 아닌 ‘가능성’의 형태로 제시[4]하였기 때문에 메시지가 다소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전망 시계도 3개월로 짧아 당월 정책결정과 비교할 때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정보가 많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조건부 금리전망 개선을 위한 여러 차례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금년 2월부터 금리전망을 개선하기로 결정하였다.

조건부 금리전망 개선의 주요 내용

금번 개선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대상 시계를 6개월로 넓히고 제시 방식을 명확히 하였으며, 제시 주기를 한국은행 경제전망 주기와 연계한 것이다.

먼저, 금리전망의 대상 시계는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확장하였다. 이는 시계를 확장할 경우 중기 정책기조에 대한 금통위원의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대외여건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시계 확장시 실제 정책결정과의 차이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를 함께 고려한 결정이었다. 한편, 3개월 금리전망은 더 이상 제시하지 않기로 하였는데, 이는 6개월 후 금리전망에 단기전망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3개월과 6개월 전망을 모두 제시할 경우 정책 유연성이 제약될 수도 있는 만큼 시장이 3개월 후 금리수준을 스스로 예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금리전망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당분간은 이행기간을 두고 기존 3개월 내 금리전망을 정성적 방식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금리전망의 제시 방식은 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통위원이 익명으로 각각 3개의 점을 제시하기로 하였다. 금통위원은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을 기초로 각자의 전망을 반영하여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되고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기준금리 수준을 제시하게 되는데, 전망의 확률분포를 반영하여 3개의 점으로 이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각자의 베이스라인과 상·하방 리스크에 대한 판단에 따라 점 2개와 1개를 서로 다른 금리수준에 나누어 제시할 수 있으며, 점 3개를 모두 동일한 금리수준에 제시하거나 각각 다른 금리수준에 제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모인 총 21개의 점의 분포는 성장, 물가, 금융여건 등에 대한 위원들의 다양한 판단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금리전망의 제시 주기는 그간 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시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해 왔으나, 이제는 매 경제전망월, 즉 매년 2, 5, 8, 11월에 발표하기로 하였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시작한 한국은행 분기별 경제전망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고 판단[5]됨에 따라 이와 연계해 금리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전망의 배경을 보다 명확히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각 금통위원 금리전망의 토대가 되는 경제전망과 함께 제시할 경우 경제주체들이 금리전망의 조건부적 성격에 대해서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였다. 아울러 조건부 금리전망은 기자간담회가 아닌 통화정책방향 보도자료에 포함하여 공개하기로 하였다. 이는 금통위원의 합의된 의견을 정성적으로 나타내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과 금통위원들의 금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정량적으로 나타낸 조건부 금리전망을 동시에 참고하는 것이 경제주체들이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이해하는 데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6].

금년 2월 발표된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은 2.5% 수준에 가장 많은 점이 분포, 2.25%와 2.75% 전망도 일부 제시

아래 그림은 지난 2월에 처음 발표된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이다. 총 21개 점 중 16개의 점이 현재 기준금리와 동일한 수준인 2.5%에 제시되었으며, 2.25%와 2.75% 전망에는 각각 4개와 1개의 점이 제시되었다. 즉 6개월 후 기준금리가 현재와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가장 많았으며 현 수준보다 낮거나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2026.2월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2024년 7월부터 2026년 2월까지의 기준금리 변화추이와 2026년 2월에 제시된 향후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24년 7월 3.5%에서 시작하여, 2024년 10월 3.25%, 2024년 11월 3.0%, 2025년 2월 2.75%, 2025년 5월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6년 2월에 발표된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을 보면, 총 21개 점 중 현재 기준금리와 동일한 수준인 2.5%에 16개, 2.25%에 4개, 2.75%에 1개의 점이 각각 제시되었다.

  • 자료 : 한국은행

기대 효과 및 향후 계획

새로운 조건부 금리전망은 시계가 6개월로 확장되고 제시 방식도 명확해 짐에 따라 금통위원의 중기 수익률 곡선에 대한 견해를 보다 분명히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정책금리 조정으로 단기 시장금리가 움직이더라도 그 영향이 중장기 금리까지 잘 파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좀 더 긴 시계의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장단기 금리의 연계성이 높아지고 통화정책 파급경로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각 금통위원이 전망의 확률분포를 나타내는 점 3개로 금리 전망을 제시함에 따라 정책여건의 불확실성과 다양한 견해의 분포에 대해 경제주체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3월)를 통해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 개정안과 「상세 설명자료」를 공개하였는데, 이는 새로운 조건부 금리전망과 함께 경제상황에 따른 통화정책 운영에 대한 이해를 높여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7].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경제주체들도 새로운 금리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전망 공개 직후 시장참가자, 학계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들 대부분이 이번 개선이 중장기 금리 기대 형성에 도움을 주면서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를 제고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정책 투명성 증대와 중기 정책에 대한 소통강화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그림 2. ‘조건부 금리전망 개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1)2)


대체텍스트 영역

  • 주 : 1) 2026.2.26.~3.3일 중 시장전문가, 학계·연구소, 금융 유관기관, 언론계 인사 등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응답자 151명, 응답률 75.5%)
  • 2) ‘긍정 평가 이유’는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로 응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조사
  • 자료 : 한국은행

이처럼 조건부 전망 개선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최근과 같이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전망 시계가 확대될수록 실제 정책결정과 전망 간 차이가 커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리전망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수정 구슬’이 아니라 현재의 경제 여건과 향후 전망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게 해 주는 ‘내비게이션’에 가깝다. 교통이나 기상 상황 등 여건 변화에 따라 내비게이션이 경로를 재탐색해 나가듯 조건부 전망이 변화된 상황을 적시에 반영하고 나아갈 길을 다시 제시해 준다면, 이는 불확실성의 파고 속에서도 경제주체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은행은 정책 효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경제주체들과도 적극 소통하면서 조건부 금리전망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1] 한국은행은 2013년부터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준금리 결정의 찬반 위원수를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는 기준금리 결정시 반대의사를 표명한 위원의 기준금리 운영방향도 공개하였다. 이후 2016년부터는 소수의견을 제시한 금융통화위원의 실명을 공개하고 있다.

[2]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시점을 2005년에 기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2개월 후에서 6주 후로 단축한 데 이어, 2012년에는 2주 후로 단축하였다.

[3] 자세한 내용은 ‘비밀주의에서 투명성으로: 포워드 가이던스의 진화(한국은행 블로그, 2025.12월)’를 참고하기 바란다.

[4] 2026년 1월의 3개월 내 조건부 금리전망은 총재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다: “3개월 앞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에 다섯 분은 3개월 뒤에도 2.5%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셨고 나머지 한 분은 현재 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된다는 견해를 나타내셨습니다.”

[5] 한국은행의 분기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경제전망 결과 리뷰’(경제전망보고서,2026.2월)을 참고하기 바란다.

[6] 조건부 금리전망을 의결문과 함께 공개하게 됨에 따라 그동안 총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공개하던 당월 금리결정에 대한 표결 결과 및 소수의견 제시 위원 실명은 금년 2월부터 의결문에 포함하여 공개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7]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은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대한 경제주체의 이해를 제고하고 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통화신용정책의 목적과 구체적인 목표, 정책운영의 기본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를 2016.2월에 최초로 수립‧발표한 바 있으며 금번에 팬데믹 이후 변화된 정책 여건 하에서 정책수행 경험 등을 반영하여 동 원칙을 개정하고, 이에 대한 자세한 세부내용을 담은 ‘상세 설명자료’를 신규로 작성하였다. 동 내용의 전문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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