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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감소, 정말 AI 탓일까?
- 담당부서
- 조사국 고용연구팀
- 저자
- 팀장 오삼일, 조사역 오영식
- 등록일
- 2026.08.28
- 키워드
-
AI
청년
고용
연공편향
기술변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흔히 젊은 세대가 앞서가고 기성세대가 밀려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최근 AI 확산 과정에서는 정반대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AI의 영향이 큰 곳에서 주니어 고용은 줄고 시니어 고용은 오히려 늘어나는 이른바 '연공편향 기술변화'다. Chat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가 유례없이 빠르게 확산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국내 고용 데이터를 통해 지난 4년간의 변화를 추적해 보았다.
AI 고노출 업종의 청년고용 감소,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년간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8.5만 개 줄었으며, 이 가운데 26.8만 개(94%)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사라졌다. 반면 같은 기간 늘어난 50대 일자리 23만 개 중 17.3만 개는 AI 고노출 업종에서 나왔다[그림 1]. 기술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경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I가 청년의 일을 '대신한' 업종과 '도운' 업종은 달랐다
AI를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청년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달랐다. AI에게 과업 수행 자체를 맡기는 '자동화(automation)'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고용 감소 폭이 컸던 반면[그림 2],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며 AI를 학습·초안 개선·검증에 활용하는 '증강(augmentation)'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뚜렷한 청년고용 감소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그림 3]. 이는 AI 도입 여부만큼이나 활용방식이 청년고용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업 통계에서도 비슷한 흔적이 발견된다
실업자 쪽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실업자는 어떤 업종에서 일자리를 구하는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이에 학력을 AI 노출도의 대리변수로 활용하여 청년층 실업률 변화를 살펴보았다. 고학력 근로자일수록 AI가 수행할 수 있는 인지적·분석적 업무를 맡는 경향이 있고, 평균적인 AI 노출도도 높기 때문이다.
ChatGPT 출시 이전에는 비슷했던 대졸 청년과 전문대졸 이하 청년의 실업률은 2022년 11월 이후 그 차이가 벌어져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7.0%)이 전문대졸 이하(5.4%)보다 1.6%p 높았다[그림 4]. 반면 중장년층에서는 대졸자 실업률이 전문대졸 이하보다 낮은 기존 패턴이 유지되고 있다[그림 5]. 학력이 AI 노출도를 완벽하게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업 통계에서도 취업자 통계와 비슷한 흐름이 관찰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 청년고용 위축은 정말 AI 탓일까?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면 AI 확산이 청년고용 위축의 주된 원인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규채용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ChatGPT가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하락하고 있었다[그림 6]. 팬데믹 시기 과열됐던 채용의 정상화, 경력자를 선호하는 채용 관행의 확산, 재택근무 확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재택근무는 AI와 밀접하게 얽혀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업과 상당 부분 겹친다[그림 7]. 문서 작성, 정보처리, 분석처럼 AI가 수행하기 쉬운 업무일수록 물리적 작업공간에 대한 의존도도 낮기 때문이다. 또한 재택근무는 청년의 현장학습 기회를 줄이는 동시에 업무의 디지털화·모듈화를 촉진했을 가능성도 있다.이처럼 여러 요인이 겹쳐 있는 만큼 최근 청년고용 위축에서 AI만의 인과적 영향을 따로 떼어내기는 어렵다.
AI 시대에도 끊어지지 않을, 새로운 경력 사다리가 필요하다
원인이 무엇이든 분명한 점은 청년이 첫 직장에서 초급 업무를 수행하며 경험과 숙련을 쌓던 기존의 경력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별 기업이 초급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동시에 같은 선택을 하면 장래의 숙련인력 공급이 부족해지는 '인재 파이프라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은 기존 초급 일자리를 그대로 보전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이 AI를 활용하며 경험과 숙련을 쌓을 수 있는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① 청년의 AI 활용 역량과 경력자의 경험 및 지식을 결합하는 AI 시대의 직업훈련, ② '채용보조금'의 '경력 형성 지원금'으로의 확장, ③ 기술투자와 인재 양성 간 유인 균형 점검 등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청년층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세대다. AI가 청년의 업무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과 업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된다면, 청년은 장기적으로 AI가 가져올 생산성 향상의 주요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청년고용과 경력 사다리의 변화를 면밀히 추적하고,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을 넘어 사람의 성장을 돕는 기술로 자리 잡도록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 [1] AI 노출도란 일자리가 AI에 의해 대체 가능한 정도를 의미한다. 자세한 내용은 BOK 이슈노트 제2026-19호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를 참조하기 바란다.
- [2] 자동화·증강 비중은 Claude 실제 사용 기록을 분석한 Handa et al.(2025)을 업종별 수치로 변환한 것으로, 가능성(possibility)을 측정하는 AI 노출도와 달리 동 지표는 자동화·증강이 실현된(realized) 정도를 나타낸다.
- [3] 이러한 변화는 AI 자동화가 적용되기 쉬운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 [4] 조세제도가 노동보다 장비·소프트웨어 투자를 우대할 경우 생산성을 크게 높이지 못하면서 근로자만 대체하는 '그저 그런 자동화(so-so automation)'는 과도하게 도입될 수 있다(Acemoglu et al.,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