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코드를 작성하게 하고, 몇 줄의 설명만으로 발표자료 초안을 만들거나 광고용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AI가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생성형AI(Generative AI)를 넘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무의 전체 흐름을 스스로 계획하고 수행하는 에이전틱AI(Agentic AI), 나아가 로봇과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직접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AI(Physical AI)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AI가 일하는 방식 등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그 유형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AI를 생성형, 에이전틱, 피지컬의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AI 확산이 수도권 집중 등 지역간 노동시장의 격차를 확대할지 아니면 완화할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노동시장에서 나타난 초기 변화의 특징을 분석하고, 지역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요인을 점검해 보았다.
AI 유형별로 직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먼저 AI 유형별로 직업의 AI노출도를 산출해 보았다. 생성형AI의 경우 문서 작성이나 정보처리처럼 인지적 업무가 많은 직업에서 노출도가 높은 특징을 보였다. 예를 들면 회계·경리, 기획·마케팅 등의 사무직과 판매직, 데이터·소프트웨어 관련 전문가 직군에서 노출도가 높았다. 에이전틱AI는 생성형AI와 비교하여 고객서비스 관리자와 보험·금융 관리자 등 관리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노출도를 보였다. 반면 피지컬AI는 장치·기계 조작이나 단순노무처럼 실제 몸을 움직여 수행하는 일이 많은 직업에서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AI 유형에 따라 지역별로 AI에 노출된 정도는 달랐다
앞서 산출한 직업별 AI노출도를 이용하여 AI 유형별로 지역의 AI노출도를 계산해 보았다[그림 1]. 생성형AI와 에이전틱AI는 서울, 세종, 경기 순으로 대체로 수도권에서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에는 생성형AI 노출도가 높은 사무직, 판매직 일자리와 에이전틱AI 노출도가 높은 관리자, 전문가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피지컬AI는 경북, 전남, 충북, 울산 등의 순으로 비수도권에서 노출도가 더 높았는데, 이는 비수도권에는 장치‧기계 조작, 단순노무 등 피지컬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가 더 많이 분포하는 데 기인한다.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고노출 일자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었다
생성형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생성형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는 24.7만명 증가하였는데 그중 수도권 비중이 80.8%를 차지했다[그림 2]. 에이전틱AI도 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는데, 2025년중 증가한 고노출 일자리 10.5만명 중에서 88.3%가 수도권에 집중되었다.
이처럼 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가 AI 확산 이후에도 오히려 증가한 것은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AI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고용 증가가 수도권에서만 강하게 나타난 현상은 AI 활용도와 IT 인적자본의 지역간 격차에도 상당부분 영향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비수도권
이와 달리 육체노동 위주의 피지컬AI 고노출 일자리는 육체노동 기피 경향, 단순반복 작업의 자동화 등으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장기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AI 고노출 직업의 인력부족 수준은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높다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하였지만, 수도권 기업이 느끼는 인력부족은 여전히 비수도권보다 높다[그림 3]. 이는 AI 확산 이후 전문성, 경험‧연륜, 사회적 역량 등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으나, 해당 인력의 공급은 충분하지 않아 노동수요와 공급 간 미스매치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생성형AI
에이전틱AI
20대는 AI 고노출 일자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감소했다
20대의 경우 전연령과 달리 생성형AI 및 에이전틱AI 노출도가 높은 일자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감소했으며 지역간 차이도 뚜렷하지 않았다[그림 4]. 이는 대학교육이 여전히 전통적인 지식과 정보의 습득에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층이 전문성과 경험 등 역량을 갖추는 것은 지역과 무관하게 매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성형AI
에이전틱AI
AI 투자와 AI 활용역량의 일부지역 집중은 지역간 격차를 확대할 위험이 있다
생성형AI와 에이전틱AI 노출도가 높은 정보통신,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서비스 등의 산업은 공간적으로 집중되어 분포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그림 5]. 이러한 상황에서 AI 투자가 인재가 집적된 수도권에 지속적으로 몰린다면 이미 수도권에 집중된 지식서비스업과 반도체 제조업의 집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아울러 수도권에 집중된 AI 및 IT 관련 인적·물적 기반도 지역별 노동시장의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인적자본, 혁신활동 등을 기준으로 지역별 AI역량을 평가한 결과 서울, 경기 등이 비수도권보다 AI준비도가 높게 나타났다[그림 6].
또한 피지컬AI 노출도가 높은 제조업,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등이 비수도권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한 상황에서, 향후 피지컬AI 발전이 본격화될 경우 동 산업을 중심으로 비수도권의 고용감소가 심화될 수 있다.
하지만 AI는 수도권으로의 인재 집중 완화, 지역내 소비 확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AI와 인간 간 협업모델이 발전하고 피지컬AI가 본격화된다면 인재와 R&D의 수도권 집중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AI가 인간의 문서화 되지 않은 경험과 정보를 내재화하면 대면 접촉의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피지컬AI는 발전 과정에서 비수도권 제조공장들이 단순 제조에 그치지 않고 제품개발, 공정개선 등 R&D 기능을 크게 강화하면서 비수도권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도 촉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I가 인적자본이 부족한 비수도권의 생산성을 더 크게 개선하고 공급 제약을 완화한다면 지역내 서비스 소비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AI가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의 생산성을 더 크게 높이는 '균등화 효과'가 비수도권에서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AI 확산 이후 청년층의 수도권 취업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비수도권의 청년 유출이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의 AI 인재와 산업, 혁신역량을 함께 키우는 지역맞춤형 전략이 중요하다
AI가 지역 노동시장에 가져올 변화의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AI가 수도권의 지식서비스 집적을 더욱 강화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수도권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와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AI 확산으로 인한 기회를 지역 노동시장의 발전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AI 교육시스템을 강화하고, 서비스 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여 지역 서비스업의 전문화를 촉진해야 한다. 또한 지역 주력 제조업과 연계된 지식서비스를 육성하는 등 지역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도 중요하다. 아울러 지역 거점대학이 지역 고유의 지식과 혁신역량을 모으는 지역 AI허브가 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에 기초한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
- [1] 이러한 구분은 학계에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CEO가 2025년 1월 CES에서 제시한 이후 산업계 및 학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 [2] 자세한 내용은 BOK 이슈노트 제2026-25호 「AI와 지역 노동시장-지역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를 참조하기 바란다.
- [3] AI노출도는 일자리를 구성하는 여러 직무의 AI 활용 및 자동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 [4] 직업별 AI노출도와 지역별고용조사의 17개 시도 직업별 취업자수를 이용하여 AI 유형별로 지역별 AI노출도를 계산하였다.
- [5] 생성형AI는 ChatGPT가 출시된 2022년 말, 에이전틱AI는 Claude 3.5 Sonnet의 Computer Use 기능이 등장한 2024년 말을 기준으로 각각 분석하였다.
- [6] 지식서비스업과 반도체 제조업의 경우 전체 종사자의 71.9%, 74.4%가 수도권에 집중(2024년 기준)되어 있다.
- [7] 디지털 인프라, AI 및 일반 인적자본, AI 및 일반 혁신, AI 활용 등을 기준으로 지역별 AI준비도를 평가하였다.
- [8]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고 교육수준과 생산성이 낮은 근로자의 생산성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발생하여 상향 평준화되는 현상을 균등화 효과(equalizing effect)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