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1회]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및 정책대응 과제

등록일
2026.05.18
조회수
1115
키워드
금요강좌
담당부서
경제교육기획팀

자막

[제1031회]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및 정책대응 과제
(2026. 05. 08(금), 발권국 발권정책팀 백승연 과장)

( 백승연 과장 )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은행 발권국이라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백승현 과장입니다. 오늘 한국은행 금요 강좌 강의를 맡게 되어서 기쁘고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한국은행 발권국이라는 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발권국은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은행권과 주화, 즉 화폐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은 지폐를 말하고요. 주화는 동전을 의미하거든요. 여러분들께는 지폐, 동전이라는 단어가 조금 더 익숙하실 것 같아요. 근데 저희가 실무를 하면서는 은행권, 주화라는 단어를 훨씬 더 많이 사용을 하고요. 그리고 5만 원, 500원 이런 것도 5만 원권, 500원화 이렇게 말을 합니다. 5만 원과 5만 원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5만 원은 그냥 이거 얼마야? 이렇게 물어봤을 때 이거 5만 원이야 할 때 금액을 의미하는 거고요. 5만 원권이라고 하면 5만 원이라는 액면을 가진 은행권 화폐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여러분 가끔 뉴스 같은 거 보시다 보면 검찰에서 어디를 압수 수색을 했는데 돈다발이 발견됐다라면서 얼마 얼마 금액에 달하는 5만 원권 몇 장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기자가 썼을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 화폐 관련된 기사를 보실 때는 그런 점도 눈여겨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강의를 진행하면서도 은행권, 주화, 5만 원권, 100원화라는 단어를 무수히 사용하게 될 것 같은데요. 은행권은 지폐, 또 주화는 동전의 의미로 이해를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용어를 간단히 정리했으니까 본격적으로 오늘 강의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Content ]

오늘 저는 한국은행 발권 업무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두 가지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은 한국은행의 발권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설명을 드리고요. 그리고 현금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여러분 오늘 여기 한국은행 오실 때 어떻게 오셨나요? 지하철, 버스, 택시도 있을 수 있고 따릉이 타고 오신 분도 계실 것 같은데 어떻게든 요금을 지불하고 오셨을 거잖아요. 제가 가끔 점심시간에 광화문에 점심 약속 있을 때 따릉이 타고 가거든요. 좀 머니까. 따릉이는 비대면이기 때문에 앱으로 결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 슬라이드를 보시면 최근에는 이 오른쪽 그림처럼, 오른쪽 사진처럼 지자체마다 현금을 아예 받지 않는 현금 없는 버스라는 것도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서는 확실히 현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여전히 중요하거든요. 그 이유를 제가 강의 후반부에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강의는 아무래도 화폐와 관련된, 그러니까 여러분의 어떻게 보면 되게 실용적이고 여러분의 실생활과 아주 직결되는 내용의 강의이기 때문에 제가 오늘 슬라이드 보시다 보면 사진을 정말 많이 가져왔고요. 그리고 같이 볼 영상도 몇 편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편안하게 강의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의 화폐 ]

바로 사진이 나오죠.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은행권들입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은행권이라고 해서 현용 은행권이라고 말을 합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나라 현용 은행권은 앞면의 인물 소재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은행권 앞면 도안 소재로 인물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물이 아닌 경우도 있거든요.

[ 스위스 프랑 ]

이것은 스위스의 프랑 은행권입니다. 스위스는 중앙은행이 은행권을 상당히 아름답게 제작하기로 유명한데요. 여기 보시면 인물이 아니라 무엇이 있죠? 손이죠. 손을 주제로 은행권 도안을 제작했습니다. 겹쳐져 있어서 다는 안 보이시겠지만 왼쪽부터 지휘하는 손, 프리즘을 든 손, 민들레 씨앗을 든 손, 물을 떠올리는 손, 세 손가락을 펼친 모습, 제일 오른쪽은 악수하는 손입니다. 이렇게 손을 소재로 은행권을 제작했고요. 또 하나 특이한 점 발견하셨나요? 은행권이 세로로 되어 있습니다. 모든 나라 은행권이 가로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요. 이렇게 세로로 제작하는 은행권도 있습니다. 오늘 저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가시면 세계 여러 나라의 은행권과 주화를 전시해 놓았거든요. 그래서 오늘 금요 강좌 끝나고 시간이 되시면 화폐박물관 들러서 여러 나라 화폐 한번 관람하고 돌아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의 화폐 ]

다시 우리나라 현용 은행권으로 돌아와서요. 만 원권은 세종대왕, 5,000원권은 율곡 이이, 1,000원권은 퇴계 이황입니다. 뒷면에는 혼천의, 신사임당의 초충도, 또 계상정거도라는 겸재 정선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만 원권 앞면 다시 한번 보시면요. 여기 상단에 용비어천가가 있고 그 아래에 일월오봉도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이 최근에 상당히 유명해졌는데 그 이유를 혹시 아시는 분 계실까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K팝 데몬 헌터스를 보시면 헌트릭스가 공연을 하는데, 그 공연의 무대 배경에 이 일월오봉도라는 그림이 나옵니다. 그래서 최근에 어떤 기사가 있었냐면요. K팝 데몬 헌터스가 외국에서 상당히 인기가 많았잖아요. 그래서 외국인들이 이 일월오봉도라는 그림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 만 원권 은행권을 소장하려는 수요가 있다, 이런 내용의 기사가 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액면 은행권인 5만 원권입니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 고등학생은 없으시겠죠? 고등학생은 없으실 것 같고 대학생이시면 2007년, 2006년 그 이전에 태어나셨을 것 같은데 이 5만 원권이 언제 처음 발행됐는지 아시나요? 2009년 6월에 처음 발행됐습니다. 그전까지는 만 원권이 우리나라에서 액면 가치가 제일 높은 은행권이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고 또 물가도 상승하면서 좀 더 고액의 은행권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만 원권 은행권은 1973년도에 처음 발행이 됐는데, 36년 만인 2009년에 새로운 고액권으로 5만 원권을 한국은행에서 처음 발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오른쪽 사진은 당시 한국은행 총재셨던 이성태 총재께서 새로 발행된 5만 원권을 들고 계신 모습입니다.

[ 우리나라의 화폐 ]

은행권 말고 주화도 있죠. 1원부터 500원까지 총 여섯 종류의 현용 주화가 있습니다. 5원화와 1원화는 처음 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여러분, 주화와 은행권의 차이 혹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여러 가지 차이가 있겠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면 은행권에는 제조 연도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요. 그런데 주화에는 제조 연도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조폐공사에서 이 주화를 몇 년도에 제조했는지를 우리가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같은 해에 제조된 주화들을 모아서 오른쪽 사진과 같이 현용 주화 세트를 제작합니다. 그래서 판매를 해요. 올해도 4월 말에 조폐공사 쇼핑몰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그 홈페이지를 통해서 2026년 현용 주화 세트를 주문받아서 판매했습니다. 가격은 9,800원 정도 합니다.

[ 우리나라의 화폐 ]

현용 주화 세트뿐만 아니라 현용 은행권 세트도 제작합니다. 이 오른쪽에 사진 보이시는 것처럼 책처럼 만들거든요. 책처럼 만들어서 도안 종류와 도안 소재, 그리고 위조 방지 장치에 대한 설명을 써 놓았습니다.

[ 우리나라의 화폐 ]

한국은행은 좀 특이한 형태의 화폐도 제작하는데요. 우선 연결형 은행권이 있습니다. 은행권 두 장을 연결했다고 해서 2면부 연결형 은행권이라고 하는데요. 저기 보시면 1,000원권 2면부, 만 원권 2면부, 5,000원권 16면부, 5만 원권 2면부 연결형 은행권입니다. 지금 5만 원권 2면부 연결형 은행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조폐공사 홈페이지에서 구입하실 수 있고요. 5만 원권 2면부 은행권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2024년에 처음 발행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 연결형 은행권은 일반 현용 은행권과 기번호 체계가 달라요. 기번호라는 것은 은행권에 쓰여 있는 알파벳과 숫자로 된 조합인데, 이 조합 체계가 좀 다릅니다. 그래서 5만 원권 연결형 은행권이 처음 발행되면서 이 기번호가 1번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화폐 수집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분들께는 1번, 2번 등 최초 번호, 첫 번호에 대한 수요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때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 5만 원권 연결형 은행권의 1번부터 100번까지는 화폐박물관에 전시를 하고 101번부터 1,000번까지는 경매에 부쳤습니다. 101번부터 1,000번까지니까 900장 정도 되잖아요. 5만 원권 900장이니까 액면 금액만 합하면 4,500만 원인데 경매에 부쳤더니 경매 수익금이 4억 6천만 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 4억 6천만 원에 달하는 경매 수익금은 한국은행 이름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 우리나라의 화폐 ]

전지형 은행권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1,000원권 45장이 이렇게 나란히 붙어서 벽보처럼 제작을 한 것이거든요. 이 왼쪽 케이스에 돌돌 말아서 보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처음 보시나요? 신기하세요? 이 전지형 은행권 보시면 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이거 잘라서 쓸 수 있지 않을까? 잘라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굳이 잘라서 쓸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낱장으로 정확하게 자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정확하게 자르지 않고 약간 삐딱하게 잘라서 거래에 사용하다 보면 위조지폐로 의심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1,000원권 45장을 다 낱장으로 자르면 액면 금액이 얼마죠? 45,000원이잖아요. 그런데 이 전지형 은행권 판매 가격이 61,500원이거든요. 그러니까 굳이 이것을 비싸게 샀는데 45,000원의 거래에 사용할 이유는 크지 않겠죠.

[ 우리나라의 화폐 ]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화폐는 기념화폐입니다. 한국은행은 국가적 행사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고 홍보하기 위해 기념화폐를 발행합니다. 조금 전에 보셨던 현용 주화는 구리, 니켈 같은 금속으로 만들거든요. 그런데 이 기념주화는 금, 은 같은 귀금속으로 만들고 발행량도 제한됩니다. 그래서 이 왼쪽은 저희가 2024년에 발행한 '한국의 주력 산업과 경제 발전' 기념주화입니다. 당시 반도체와 조선업, 두 가지 산업을 주제로 발행했는데요. 지금 보고 계신 것은 조선업 기념주화입니다. 그래서 앞면은 조선소를 배경으로 LNG 운반선, 골리앗 크레인, 그리고 뒷면에는 거북선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관세 협상이 있었잖아요. 그때 우리나라 협상 대표단이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에서 이 한국의 주력 산업과 경제 발전 기념주화를 미국 측 협상단에 선물했습니다. 그래서 기사화가 되고 화제가 많이 되었습니다. 오른쪽은 작년에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발행한 기념주화입니다. 한국은행에서는 광복 30주년부터 이렇게 주기적으로 광복과 관련된 기념주화를 제작했고요. 종류가 두 가지였는데 각각 7,000장씩 14,000장을 발행했습니다. 액면 금액은 여기 하단에 작게 표시되어 있는데 7만 원입니다. 이것도 실제 거래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전지형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이 광복 80주년 기념주화의 판매 가격이 액면 금액보다 더 비싸거든요. 처음에는 8만 5천 원에 팔렸습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화폐 수집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께는 그 이상의 가치로 더 비싼 가격에 팔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이것을 7만 원에 일반 거래에 사용할 요인이 많이 없고요. 그리고 또 하나 말씀을 드리면, 아까 기념주화는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으로 만든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여기 보고 계신 두 개의 기념주화 모두 은화거든요. 당연히 은값의 시세 변동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은값이 지금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하면 이 기념주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거니까 굳이 이 기념주화를 7만 원의 거래에 사용할 이유가 많지 않겠죠.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한국은행은 앞서 살펴보신 모든 종류의 화폐를 기획하고 발행하며, 전반적인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금고도 관리합니다. 이 모든 업무가 발권 업무입니다. 이 발권 업무는 화폐의 일생, 즉 화폐 사이클을 따라갑니다. 지금 보고 계신 그림이 그 화폐 사이클의 일부인데요.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한국은행이 조폐공사에 화폐 제조를 주문, 즉 발주합니다. 내년 한 해 동안 어느 정도의 은행권과 주화가 필요할 것 같으니 어느 수량만큼 제조해 달라고 주문을 하는 것이죠. 그러면 조폐공사에서 화폐를 제조하고요. 제조된 화폐가 한국은행 발권국과 지역본부에 납품됩니다. 중간에 있는 금융 기관이 한국은행에 지급 요청을 하면 화폐가 금융 기관으로 이동하고요. 금융 기관의 화폐가 다시 각 은행의 점포, ATM 등에 현송되면 여러분들께서 현금을 인출해서 거래에 사용하실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다시 화폐 사이클이 처음으로 돌아와서 화폐의 발주와 제조부터 하나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대로 한국은행이 조폐공사에 화폐 제조를 주문, 즉 발주하면 조폐공사에서 화폐를 제조하는데요. 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조폐공사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하나 준비했는데 함께 보시겠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

방금 보셨는데 은행권을 만들 때 재료가 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일반 종이는 아니었죠. 면입니다. 은행권은 면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잘 찢어지지 않아요. 물론 작정하고 찢으려고 하면 당연히 찢어지겠지만 일반 종이에 비해서는 잘 찢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간혹 하는 실수가 은행권을 옷 주머니에 넣었다가 세탁기에 그대로 넣어 버리는 일이 가끔 발생하는데 어떤가요?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온 은행권, 물에 녹아서 풀어지지 않죠. 어느 정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면으로 만들어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다른 여러 나라들도 대부분 면으로 은행권을 제조하고요. 몇몇 나라에서는 최근 폴리머라고 해서 플라스틱과 비슷한 소재로 은행권을 제조하기도 합니다. 폴리머로 만들면 면으로 제조했을 때보다는 좀 더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잉크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면요. 제가 발권국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조폐공사와 협의할 일도 많고 출장을 갈 일도 많습니다. 대구 옆에 경산이라는 도시가 있거든요. 아까 영상에도 나왔지만 경산에 조폐공사 화폐본부가 있고 그 화폐본부에서 은행권을 제조하게 됩니다. 제가 작년에 처음 화폐본부에 출장을 갔었는데 굉장히 강렬했던 기억이 있어요. 입구에 딱 들어서자마자 어떤 냄새가 코를 찌르더라고요. 약간 새 돈 냄새 같은 거 아세요? 돈이 엄청 많을 때 나는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그게 잉크 냄새였어요. 은행권을 제조할 때 쓰는 잉크가 일반 프린터나 복사기에 쓰이는 잉크랑 똑같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은행권을 제조할 때는 특수 보안 잉크라고 해서 위조 방지 기능을 일부 갖춘 잉크를 사용하게 됩니다. 상당히 중요한 공정 중 하나이고 조폐공사에서 직접 잉크를 제조합니다. 그러면 이제 면도 준비되었고 잉크도 준비되었으니 인쇄를 하면 되는데요. 이 인쇄는 하나의 기계에서 한 번에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요. 단계별로 층층이 인쇄를 합니다. 간략히 다시 말씀을 드리면 지폐의 바탕 그림을 인쇄하는 평판 인쇄, 그리고 은행권을 만져 보시면 매끈하지 않고 약간 오돌토돌한 질감이 느껴지거든요. 그 질감을 만들어내는 요판 인쇄라는 공정이 있고요. 그리고 아까 보셨던 전지형 은행권, 그 전지 형태로 불량 여부를 판별하는 전지 검사 공정을 거친 뒤에 기번호를 인쇄하는 활판 인쇄, 그리고 전지 형태의 은행권을 낱장으로 잘라서 포장하는 재단 과정, 이런 공정을 거치게 됩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새로 제조된 화폐는 제조 화폐라고 합니다. 제조 화폐가 한국은행에 납품되면 한국은행 금고에 보관해 둡니다. 그런데 금고에 보관해 둔 돈은 아직 돈이 아니에요. 발행이 되어야 돈이 됩니다. 중앙은행, 또 한국은행을 은행의 은행이라고 하잖아요. 시중 금융 기관들이 한국은행에 계좌를 하나씩 갖고 있는데, 이 계좌를 통해서 한국은행에 지급 요청을 하면 한국은행이 금융 기관에 필요한 은행권과 주화를 지급합니다. 이것이 화폐의 발행이고요. 반대로 시중에 유통되던 화폐가 금융 기관을 거쳐서 다시 한국은행에 환수, 즉 수납이 되면 화폐가 환수되었다고 표현합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관련 통계를 두 가지 보여 드리려고 하는데요. 왼쪽은 화폐 발행 잔액입니다. 화폐 발행 잔액이란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화폐가 시중에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 즉 시중에 유통 중인 화폐 금액의 합계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여러분 지갑에 있는 돈, 그리고 혹시 사용하신다면 저금통에 보관되어 있는 돈, 또 개인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돈, 이런 모든 돈들이 다 화폐 발행 잔액에 포함됩니다. 2008년에 31조 원 정도였고, 아까 기억하시나요? 2009년은 5만 원권이 처음 발행된 해였습니다. 이후로 5만 원권 발행 잔액이 쭉쭉 늘어나죠. 그러면서 2017년에 100조 원을 넘기고요.
2025년 말 기준으로 211조 원에 달하는 현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이 통계를 사실 거의 매일 보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까 215조 원 정도 되더라고요. 오른쪽 그래프는 월별로 은행권 발행액에서 환수액을 뺀, 즉 순발행액을 보여 줍니다. 2004년도 그렇고 2005년에도 1월과 9월에 순발행이 늘어나죠. 왜 그럴까요? 명절 때문입니다. 저희가 명절 때 부모님이나 어른들께 용돈을 현금으로 준비해서 드리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이렇게 명절 즈음해서 화폐 수요가 늘어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래서 저희 발권국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합니다만, 제일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명절 같은 특수한 시기나 평상시에 화폐 수급 상황을 잘 모니터링해서 국민들이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규모의 현금을 필요로 하는가를 파악해 놨다가 미리 충분한 규모의 현금을 금고에 보관해 두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ATM에 현금 인출하러 갔는데 현금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 기관의 지급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환수된 돈, 다시 한국은행에 들어온 화폐는 정사 과정을 거칩니다. 왼쪽이 은행권 자동 정사기라는 기계인데요. 이 기계에 은행권을 넣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판별합니다. 장수와 금액도 확인하고요. 위변조 화폐도 걸러내고 또 얼마나 깨끗한지 청결도 측정을 합니다. 상태가 좋은 돈은 다시 한국은행 금고에 보관했다가 금융 기관에 지급하고요. 상태가 좋지 않은 돈은 오른쪽 사진처럼 아주 잘게 잘라서 폐기 처리를 합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한국은행은 화폐 교환 업무도 수행합니다. 화폐 종류별로, 그러니까 5만 원권을 가져오시면 만 원권 5장으로, 또 만 원권을 가져오시면 1,000원권 10장으로 교환해 드리고요. 아래 사진처럼 지폐가 오랜 기간 장판에 눌렸거나 습기로 손상되었거나 불에 탔을 때 어떻게 하면 될까요? 한국은행에 가져오시면 교환해 드립니다. 그래서 작년과 재작년에 경상도, 동해안 지역에 산불이 크게 났었잖아요. 이때 한국은행에서 화폐 교환하러 오시라고 홍보를 많이 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그렇지만 모든 손상 화폐를 교환해 드리는 것은 아니고요. 남아 있는 면적이 중요합니다. 남아 있는 면적이 원래의 4분의 3 이상이면 전액, 5분의 2 이상이면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환해 드립니다. 5분의 2 미만이면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화폐 교환이 필요한 일이 최대한 일어나지 않아야겠습니다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한국은행에 화폐 교환을 하러 오셨더라도 반드시 신권으로 교환해 드리지는 않습니다. 몇 번 사용은 했지만 상태가 양호해서 다시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는 사용 화폐로 교환해 드리는 것이 한국은행 화폐 교환 업무의 원칙입니다. 그런데 신권이 진짜 필요할 수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까 보셨던 그래프처럼 우리나라 화폐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 즉 설과 추석 명절 직전에는 한국은행에서 신권으로 교환해 드립니다. 세뱃돈은 좀 빳빳한 새 돈으로 주고받기를 선호하잖아요. 그런 점을 고려해서 명절 직전에는 신권 교환이 가능하고요. 올해는 추석이 9월이라서 조금 멀긴 한데,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명절 전 신권 교환 기간이나 한도에 대한 공지를 올리거든요. 미리 확인하시고 한국은행 1층 화폐수급팀에 오셔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시면 신권으로 교환하실 수 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다음으로 화폐 도안 이용 기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이 발행한 은행권 및 주화 도안, 즉 디자인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폐에 사용된 도안은 엄격한 기준, 즉 한국은행에서 정한 화폐 도안 이용 기준에 따라 사용되어야 합니다. 내용을 보시면 실물 크기와 동일하게 제작할 수가 없고요. 인쇄물을 만들 때는 실물 크기의 절반 이하로 축소하거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만약 이용 기준을 위반하면 한국은행이 경고하거나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예를 들어 볼까요? 혹시 드셔 보신 적 있는지 모르겠는데 10원빵이나 은행권 패턴의 티셔츠는 위변조 위험이 없는 것으로 보아 허용됩니다. 반면 마지막 그림처럼 지폐가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보아 금지됩니다. 최근 저희 부서에 어떤 민원이 들어왔냐면,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어요. 저도 영상을 봤는데, 5만 원권 은행권(진폐는 아니었겠지만)을 송곳 같은 데다 연달아 꽂는 내용이었습니다. 업체에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우리 물건을 구매하면 돈을 버리거나 낭비하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었던 것 같은데, 저희는 이런 영상이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보아 업체에 시정 조치를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오른쪽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인데요. 상금이 456억 원이었죠. 이 상금이 돼지저금통에 가득 차 있습니다. 5만 원권으로 따지면 약 91만 장 정도 되거든요. 이렇게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나 영화 소품으로 활용하기 위한 화폐를 제작하려면 한국은행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도 동일한 절차를 거쳤고요. 촬영이 끝난 뒤에는 잘 폐기했는지도 확인합니다. 왜 이렇게 엄격하게 제도를 운영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은데, 가끔 이런 사고가 납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용으로 소품용 화폐가 제작되었다가 유출이 되는 거예요. 유출돼서 실제 거래에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거든요. 가짜인지 딱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심야에 어두울 때 무심코 주고받거나 시장에서 돈통에 그냥 넣고 물건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는 자세하게 살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간혹 사용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런 케이스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다소 엄격하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위조지폐 유통 방지를 위한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화폐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형법 제18장 통화에 관한 죄에 따라 화폐를 위조하거나 변조할 경우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위조지폐 발견 추이를 보시면 권종별로는 5,000원권이 제일 많고, 만 원권과 5만 원권은 비슷하며, 1,000원권이 제일 적습니다. 연도별로는 확연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죠. 아래 그래프는 시중에 유통되는 은행권 1억 장당 위조지폐 발견 장수인데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확실히 적습니다. 그런데 왜 5,000원권 위조지폐가 제일 많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5만 원권이나 만 원권은 이해가 되는데 말이죠.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5,000원권이 대량으로 위조되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5년에 이 위조지폐가 처음 발견됐는데 옆의 기사가 2012년에 나온 기사거든요. 7년 넘게 위조범이 잡히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1년 뒤인 2013년에 구속이 됩니다. 여기 77246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는데, 이 범인이 컴퓨터로 5,000원권 위조지폐를 제작했거든요. 그런데 기번호가 모두 77246이었던 겁니다. 동일한 기번호로 제작된 위조지폐가 약 5만 장 넘게 유통되었고 최근까지도 발견이 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발견 장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요.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위조지폐 범죄예방을 위한 위조지폐 연구소 ]

그렇다면 내가 갖고 있는 지폐가 위조지폐인지 진폐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영상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당신의 지갑 속 돈, 과연 진짜일까요?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의 안전한 금융 생활을 위해 위조지폐 연구소에서 위조지폐 확인법부터 발견 시 행동 요령까지 꼼꼼하게 알려드릴게요. 위조지폐 확인법에는 크게 비추어 보기, 기울여 보기, 만져 보기가 있습니다. 지폐 하나하나씩 자세히 살펴볼게요. 5만 원권은 숨은그림, 돌출은화, 띠형 홀로그램, 볼록 인쇄 등의 특징이 있습니다. 만 원권과 5,000원권은 숨은그림, 홀로그램, 볼록 인쇄 등의 특징이 있네요. 위조지폐 확인법을 알았다면 위조지폐 발견 시 행동 요령도 알려드릴게요. 상점에서 고객에게 받은 지폐가 위조지폐라고 생각될 경우에는 이렇게 하세요. 상점에서 고객이 떠난 뒤 위조지폐인 줄 알게 되셨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일반 시민이라면 가까운 경찰서나 은행에 바로 신고하세요. 금융 기관 직원이라면 즉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시고 한국은행에 통보해 주세요. 알기 쉬운 위조지폐 확인법 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확인하신다면 더욱 안전하겠죠? 당신의 안전한 금융 생활, 위조지폐 연구소와 함께라면 이제 안심입니다. 한국은행." 네, 방금 보셨다시피 은행권에는 여러 가지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줄여서 비기만으로 기억하시면 되는데요. 빛에 비추어 보고, 살짝 기울여 보고, 그리고 손으로 만졌을 때 오돌토돌한 요판 인쇄의 질감이 느껴지는지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비기만으로 기억해 주시고요. 만약 위조지폐를 발견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한국은행에서는 알기 쉬운 위조지폐 확인법이라는 앱도 운영하고요. 아래 사진은 작년에 저희 부서 직원들이 여기 가까운 남대문 시장에 직접 나가서 상인들께 위조지폐 방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해 드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른쪽이 저희 국장님이시고요. 이 외에도 다양한 홍보 활동을 많이 합니다. 돈을 깨끗이 쓰는 것도 중요하겠죠. 가운데 포스터가 그 내용입니다. 그리고 매년 청소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위조화폐 유통 방지나 현금 사용권 보장, 현금 접근성 개선, 화폐 깨끗이 쓰기, 동전 다시 쓰기 등을 주제로 화폐 사랑 콘텐츠 공모전도 개최합니다. 작년에도 개최했고 올해도 개최할 예정이에요. 작년에 수상한 우수상 수상작을 한 편 보여 드리겠습니다.

[ 1.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 2025년 「화폐사랑 콘텐츠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

이 수상작은 현금 사용권 보장을 주제로 제작되었던 영상인데요. 어떻게 보셨나요? 요즘 키오스크로 주문받는 카페나 식당도 많고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저희 동네에는 무인 과일 가게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노브랜드나 스타벅스 등에 가보면 일부 매장은 현금을 아예 받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금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즉 현금 사용권이 제한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현금은 카드나 페이 같은 여타 결제 수단으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역할을 해내는 부분이 있고요. 우리 중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어쩌면 유일한 결제 수단이 되기도 하거든요. 지금부터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먼저 가치 기준의 측면에서 현금의 중요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돈을 돈이라고 믿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를 들면 은행 계좌에 숫자가 이렇게 있잖아요. 그게 그냥 숫자가 아니라 어떤 의미가 부여되는 이유 말인데요. 예를 들어서 제가 일을 하고 급여를 받았어요. 여기 오른쪽 그림에 보시면 급여를 받은 피트라는 친구가 활짝 웃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거든요. 왜 기분이 좋을까요? 급여가 내 명의 계좌에 입금이 되면 그 돈을 내가 어느 때고 인출할 수가 있고, 또 그 돈으로 사고 싶은 것도 사고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금융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믿음, 신뢰가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현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가 이 금융 시스템에 어떤 신뢰를 부여하는 가치 기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실 현재로서는 여러 종류의 화폐 가운데에서도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가 유동성, 안정성, 균일성 측면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급 수단으로서 화폐의 단일성, 즉 싱글니스(Singleness) 유지의 기초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두 번째로 현금은 나이나 소득, 또 자산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입니다. 특히 현금을 누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가를 보면요. 한국은행에서 주기적으로 화폐 사용 현황 종합 조사라는 것을 실시하거든요. 작년에도 조사를 했는데 화폐 사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을 조사합니다. 그 항목 중에 하나가 뭐냐면, 최근 1년간 내가 월평균 얼마를 지출했는데 그 지출 금액 중에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 지출한 금액은 얼마고, 간편 결제로 지출한 금액은 얼마고, 현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얼마인지 금액을 쭉 기재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렇게 조사를 했더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월평균 185만 원 정도를 지출하는데 무엇이 제일 많았을까요? 카드로 제일 많이 지출을 했겠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제일 많이 지출을 했고 다음이 계좌이체, 그다음이 현금이었습니다. 32만 원 정도를 현금으로 지출한다고 조사가 되었고요. 이걸 비중으로 보니까 평균적으로 17% 정도를 전체 월평균 지출액 중에 현금으로 지출한다고 조사가 되었습니다. 평균이 17.4% 정도였고 이것을 연령대나 종사상 지위, 월 가구 소득별로 보면요. 연령대별로는 60대~70대 이상에서, 월 가구 소득별로는 100만 원~300만 원 미만에서 현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가 되었습니다. 왜 이럴까요? 저희 부모님이 60대~70대이신데 저한테 자주 물어보세요.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어떤 앱을 설치해서 뭘 입력하고 뭘 인증해야 결제가 되는 건지, 그러니까 간편 결제를 좀 덜 사용하시게 되겠죠. 그리고 또 스마트폰에 계좌번호나 신용카드 이런 개인 정보 쓰는 것도 좀 불안해하시고요. 그리고 또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종종 신용이나 채무 문제 때문에 은행 계좌나 카드를 못 만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분들께는 현금이 사실상 유일한 결제 수단이 되는 거고요. 어린이들은 또 어려서 현금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요. 이들을 우리가 금융 취약 계층이라고 하거든요. 금융 취약 계층에게는 현금이 아주 중요한, 어쩌면 유일한 결제 수단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현금이 이들 금융 취약 계층을 포용하는 금융 포용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또 사회 통합과 결속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유럽 연합이 출범하고 유로화가 통용되었잖아요. 그 전까지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서로 다른 화폐를 사용하다가 이제부터는 유로화라는 통일된 은행권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오른쪽에 유로화 도안이 나와 있는데 앞면 도안으로는 창문과 문이 쓰였거든요. 이게 유럽의 개방성과 협력을 상징한다고 하고요. 뒷면에는 다리가 그려져 있고 유럽 국가들 간의 소통, 또 유럽과 전 세계의 연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또 지도도 그려 놓았고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처음에 보여 드렸던 것처럼 역사적 인물이나 그림 등을 도안에 넣어서 우리나라 은행권과 주화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마지막으로 비상시 결제 수단의 측면에서 현금의 중요성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여러분, 가끔 카드나 페이 결제가 중단되었다고 속보도 뜨고 뉴스에도 나오잖아요. 너무 불편하죠. 전자 지급 수단은 통신 네트워크나 전자기기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재해 발생 시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또 해킹이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위험도 있고 내부 통제 미흡에 따른 운영 리스크에도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현금은 어떨까요? 아무 상관없죠. 물리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통신 네트워크나 전자기기에 의존하지 않고요. 자연재해나 전력, 네트워크 장애, 또 전쟁 등의 비상 상황에서도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결제 수단입니다. 또 실제 내가 사용을 하지 않더라도 어떤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현금을 좀 두둑이 갖고 있으면 심리적으로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이것은 데이터로 확인이 되는데요. ECB에서 현금이 위기 상황에서 아주 고유한, 어떤 유니크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스페인 정전 사태, 그리스 재정 위기 이 네 가지 위기 사례를 가지고 현금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이 보고서가 2025년에 발표된 보고서인데 제가 두 개의 그래프를 가져왔습니다. 이 왼쪽 그래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나라별 현금 수요를 보여줍니다. 2022년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잖아요. 이 가로축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와 각국 수도 간의 거리이고요. 세로축은 당시 현금 수요가 평상시 대비 얼마나 늘어났는가를 보여줍니다. 이 점들이 어때요? 우하향하죠. 키이우에서 거리가 가까울수록 평소보다 현금을 더 많이 인출했고 반면 거리가 먼 나라들은 특이 사항이 없었습니다. 가까운 지역에서 전쟁이 나면 불안하잖아요. 언제 피난 가야 할지 모르고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으니까 미리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래서 좌측 상단에 보시면 슬로바키아(SK)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해 있고요. 이 노란색 동그라미들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핀란드 이런 나라들은 러시아와 국경이 접한 국가들입니다. 또 다른 사례로 오른쪽 그래프는 작년 이맘때, 2025년 4월 스페인 정전 사태 당시의 현금 수요입니다. 당시 이베리아반도 전력망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는데, 스페인 영토를 정전이 발생한 이베리아반도 지역과 정전이 발생하지 않은 이베리아반도 이외 지역으로 구분해서 각 지역의 ATM 인출액이 어떻게 변동했는가를 보여 주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주황색 세로선이 블랙아웃 데이트, 정전 발생일이고요. 이 파란색 선이 정전이 발생한 지역의 ATM 인출액입니다. 정전 당일에는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모든 상점과 식당들이 캐시 온리, 즉 현금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ATM 사용도 불가능하니까 인출액이 어떻게 되나요? 뚝 떨어지죠. 뚝 떨어졌다가 전력이 복구되자마자 ATM 인출액이 급증합니다. ECB에서는 이것을 재고 축적과 이연 수요(restocking and deferred demand)라고 설명을 하는데, 정전되었을 때는 갖고 있던 현금을 일단 쓰는 거예요. 쓰고 있다가 ATM 사용이 가능해진 뒤에는 줄어들었던 현금을 다시 비축하면서, 또 언제 정전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그 전력망에 왜 장애가 발생했는지 당시에는 바로 원인을 파악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언제 또 정전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전에 갖고 있던 현금보다 더 많은 현금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가세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ATM 인출액이 늘어나는 거고요. 이베리아반도 이외 지역은 어떨까요? 이 노란색 그래프인데요. 반대로 정전 당일에 인출액이 급증합니다. 본토에서 갑자기 정전이 발생했는데 왜 발생했는지, 또 우리 지역도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니까 먼저 가서 서둘러 ATM에서 현금을 인출했던 겁니다. 그래서 이런 그래프가 나오게 됐고요. 이렇게 바로 거래에 사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도 만약의 위기 상황에 대비해서 미리 현금을 확보하고 보유하려는 수요를 예비적 수요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예비적 수요는 현금이 비상 상황에서 유일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비롯된다는 것이 ECB의 결론입니다. ECB에서 어떤 비유를 하냐면요. 고층 빌딩에 엘리베이터도 있고 비상계단도 있잖아요. 비상계단이 없는 고층 빌딩을 상상하실 수 있나요? 없죠. 평상시에는 우리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만 이 비상계단을 반드시 구비해 놔야 한다. 그래서 비상계단에 미끄럼 방지 테이프도 붙이고 하면서 평상시에 잘 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 비상계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현금이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또 BBC에서는 이런 내용의 기사를 발표했습니다. 4월 30일이니까 정전 발생 이틀 뒤의 기사인데요. 다섯 가지를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뭐였을까요? 여기 사진에 양초 있는 거 보니까 양초 당연히 필요하겠죠?

[ 2. 현금의 중요성 ]

근데 뜻밖에도 가장 첫 번째로 이 기사에 등장한 것은 현금이었습니다. 여기 사진에 ATM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거 보이시죠? 심지어 기자가 시민과의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Cash is king, 현금이 왕이었다라는 인터뷰를 전하기도 하고요. 어떤 시민은 당시에 가게를 가든 상점을 가든 식당을 가든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한데, 본인은 현금이 없는 상황이어서 굉장히 고립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기자에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반드시 구비해야 할 첫 번째는 캐시였고, 그다음이 라디오, 통조림, 양초 그리고 보조 배터리 이렇게 다섯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 2. 현금의 중요성 ]

이러한 이유로 몇몇 국가들에서는 재난 대비를 위해 국민들에게 일정 금액의 현금을 보유하기를 공식적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성인은 70유로, 12만 원 정도 되거든요. 그리고 어린이는 성인의 절반인 30유로, 6만 원 정도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제시하고요. 그리고 이 노란색 표지는 스웨덴 정부에서 발간한 자료인데, 위기나 전쟁 상황에 대비해서 currency, 현금을 갖고 있으라고 이 책자에서 제시를 합니다. 일주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권종별로, 우리나라로 치면 5만 원권 몇 장, 만 원권, 5,000원권, 1,000원권 골고루 구비해 두라고 권고합니다. 그리고 스웨덴은 전 세계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현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아까 우리나라가 월평균 지출액 중에 한 17% 정도를 현금으로 지출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만 스웨덴 같은 경우에는 오프라인 결제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비중이 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웨덴 정부에서 무엇을 걱정하냐면, 국민들이 평상시에 현금을 쓰지 않으면 막상 비상시에 현금을 써야 할 때 현금을 어떻게 쓰는지 모를 수 있다. 예를 들면 거스름돈을 어떻게 지급해야 되는지 이런 걸 모를 수 있다, 이런 점을 걱정해요. 그래서 이 책자에 실제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You should use cash occasionally. 현금을 이따금씩 사용해라, 사용하면서 현금 관리 능력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

오늘 제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나름 긴 시간, 귀한 시간 내주시고 집중해서 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용

제1031회 한은금요강좌

 ㅇ 일시 : 2026. 5. 8(금), 14:00~16:00

 ㅇ 주제 : 한국은행의 발권업무 및 정책대응 과제

 ㅇ 강사 : 발권국 발권정책팀 백승연 과장

                     

※ 강의자료의 저작권은 한국은행에 있습니다. 자료를 재편집하여 게시 또는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으며, 원자료에 대한 직접 링크 또는 심층링크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경우만 허용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과 관련한 자세한 안내는 한국은행 저작권보호방침을 참고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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